이제 곧 광복절이다.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80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성과가 돌올하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독립과 자존의 정신을 왜곡된 역사관으로 광복의 의미를 무시한 정부 때문에 씁쓸한 마음이 컸다.
올해 국가보훈부는 전야제를, 독립기념관은 문화행사를, 지난해 이례적으로 정부 행사 불참을 선언했던 광복회는 광복대행진을 준비하며 8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잃어버린 광복절을 다시 찾은 듯하다.
이 기회에 광복(光復)의 뜻풀이를 알아보았다. 광복이라는 단어의 계보를 정리하고, 간단하게나마 그 의미를 되새겨 올해 돌아온 광복절의 의미를 강조하고 싶다.
광은 '빛'이고, 복은 '돌아온다'는 뜻이다. 빛의 반대는 어둠이니 돌아온 빛은 어둠의 시절을 이길 힘의 표상이다.
빛은 밝음만이 아니라 따듯함도 지니고 있으니 추위 역시 그 대립항에 놓여 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을 이기고 봄이 돌아온다는 느낌이 말 자체에 완연하다. 이는 《주역》에서 찾은 '복'의 의미와 통한다.
12소식괘 응월도(十二消息卦應月圖) (《주역과 중국의학》하)
동양철학에서 역의 원리는 우주 운화의 원리와 상응하면서 절기의 배열과도 맞닿아 있다.
보통은 24절기를 논하지만, 그중 절반인 12절기는 '우수-춘분-곡우-소만-하지-대서-처서-추분-상강-소설-동지-대한'이 해당된다.
《주역》에서 이에 해당하는 괘를 차례대로 늘어놓으면 '태-대장-쾌-건-구-둔-비-관-박-곤-복-임'이다.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 '우수=태'에서 점차 양이 늘어나 여섯 자리를 모두 채우면 음의 기운이 밑에서 올라오면서 양 기운이 사라진다.
'소만=건'이 양 기운의 극이고 '소설=곤'이 음 기운의 극이다. 역의 원리에 변화는 필수다. 양과 음의 극에 해당하는 절기에 모두 작을 소(小)를 붙여 끝없는 변화의 묘를 살렸다.
복은 음 기운이 극성한 곤 이후에 따라붙어 양 기운을 하나 되살린다. 이 형상을 '돌아옴'으로 보았고, 괘의 상징적 표상 해석은 땅 밑에 우레가 있는 형태로 잡았다. 복의 절기는 동지다.
땅 밑의 우레라 하면 얼핏 '동토(凍土)에서 땅이 녹을 때 들린다'는 '땅우레'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하나의 양 기운이 땅을 녹일 정도는 아닐 테고 동지 섣달은 아직 엄동(嚴冬)임을 고려하면 이 해석은 미흡하다.
중국 위나라 철학자 왕필(王弼)은 복을 "뿌리로 돌아가는 것(反本)"으로 보고 복괘의 모습을 "움직임이 땅 속에서 쉬고 있는 것(動息地中)"이라 풀이했다. 움직임이 실(實)하게 채워질 예감을 갖는 것에 가까워 보인다.
〈서괘전〉에서는 복괘를 《주역》에서 박탈한다는 의미의 박(剝)괘 다음에 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폭력적 박탈 후의 돌아옴이고, 세력을 필요로 하는 힘이다.
의병장 고광순의 불원복 태극기 (국가유산포털)
식민지 시대에 되찾으려 했던 빛(光)은 한민족이 돌아가고자 한 뿌리다.
의병장 고광순은 태극기에 '불원복(不遠復)'이라 새겼다.(1907, 독립기념관 소장) '머지 않아 국권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기미독립선언서 하단에는 '조선 건국 4252년'으로 서명해, 되찾으려는 국권의 소재가 단군 기원에 해당함을 밝혔다.
1948년 제헌국회 첫 헌법에는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중략)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고 써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재건임을 간접적으로 제시했으며, 1987년의 헌법 개정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넣어 이를 명확히 했다.
내란 이후 어지러운 사태가 전개된 과정과 대조해 보니 뿌리가 빛이 됐다. 어두운 시대를 '민의 혁명'으로 싸운 '3·1 정신'과 맞닿아 있다. 무력으로 국민을 식민화하려는 세력에 맞선 맨손의 역사가 오늘날 '빛의 혁명'을 일구어냈다.
광복절은 빛을 찾은 날이고, 광복의 정신은 뿌리로 돌아가려는 마음과 행동으로 그 빛을 성장시키는 동력이다. 다시, 광복절이 돌아왔다.
참고 자료: 양력, 《주역과 중국의학(하)》(양력 지음/김충렬·홍원식 외 옮김/법인문화사/1995) 〈동지에 대한 단상〉(최원식), 《문학의 귀환》(창비, 2001), 《도올주역강해》(김용옥 지음/통나무/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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