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캡처
취임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반드시 해내야 된다. 지금까지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했다"며 "국제 추세에 맞게 노동생산성은 올리고 노동 시간은 줄여야 워라벨이 가능하다. 길게 보면 일자리 나누기로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주 4.5일제' 도입은 정치적 논쟁 중 하나다.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줄고는 있지만 아직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제도다. 뉴스아이즈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그리고 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보았다.
2023년 3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을 다음주 발의하겠다"고 했다. 당시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제'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수진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사업주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주 4.5일제를 연착륙하기 위한 마중물이다. 과로사 예방을 위한 국가 등의 책무를 촘촘하게 설계했다. 노동시간 단축 효과가 분명할 것"이라며 '과로사 예방 및 근로시간 단축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2023년 11월 당시 이재명 대표는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국민 삶의 수준을 높이고 양이 아닌 질로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겠다"고 했다. 올 2월에는 "노동시간 줄이고, 주4일 근무 국가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심은 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임금 손실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한국사회의 장시간 노동 구조를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 윤석열정부는 주 '최대 52시간'으로 제한된 노동시간을 69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 4.5일제'에 대해 "동일 급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삶의 질 향상은커녕 강제로 근로시간 단축을 당하는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지난해 4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안 발의에 "실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건강권 보호, 생산성 향상과 일가정 양립을 도모할 방안을 도출하기를 기대한다"며 사실상 주 4.5일제 반대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과 21대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월~목요일에 1시간씩 일을 더하고 금요일에 4시간 일찍 퇴근하자는 방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주 4.5일제 도입하는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정부는 6월 20일 '주 4.5일제' 공약 이행을 위해 관련 계획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여기에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 48시간으로 줄이는 방안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사회적 갈등이 심하므로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공무원, 공기업 또는 대기업만 하면 빈익빈부익부가 더 심화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흐름이 정착되면 실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임금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연 1,719시간이며 한국은 1,904시간이었다. OECD 평균보다 185시간이나 많았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일하는 나라는 중남미의 콜롬비아(2,381시간), 멕시코(2,335시간), 코스타리카(2,242시간), 칠레(2,026시간)와 이스라엘(1,905시간)뿐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노동시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주 4.5일제 논쟁은 여야 간 근본적인 노동정책 철학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보장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경제성과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