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조 시인
3월 12일, 미국재단법인 효봉재단이 '4회 효봉윤기정문학상' 수상자로 조기조 시인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 정세훈 시인과 맹문재 시인, 성희직 시인이 참여했다. 선정 이유는 “2021년 펴낸 시집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에서 기술(자)로 대변되는 노동(자)의 미세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진중함을 남다르게 보여 주었으며, 오랜 기간 공장에서 기계 만드는 일을 해 온 뒤 설립한 출판사 '도서출판 b'를 통해 20여 년 노동 관련 문학 서적 등을 비롯한 다수의 인문학 양서를 출간하는 등 노동(자)와 사회에 끼친 공로가 매우 커서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기조 지음 / 도서출판b / 10,000원
수상자 조기조 시인은 공고 졸업 후 20여 년 기계 만드는 일을 하고 1980년대 말 구로공단 지역에서 노동자문학운동을 했다. 1994년 제1회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았다.
2003년 '도서출판 b'를 창립해 현재까지 인문학 중심의 책을 내고 있다. 시집 《낡은 기계》 《기름美人》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 편저서 《한국대표노동시집》 등이 있으며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해결할 수 없는 곤란에 부딪힐 때
당신은 기술자를 찾는다
컴퓨터가 고장일 때
보일러가 자동차가 멈췄을 때
당신은 기술자를 부른다
기술자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도
당신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 청한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어디선가 누군가가
부르면 달려가는 기술자
당신이 부자든 가난뱅이든
행복하든 불행하든 상관없이
가장 곤란할 때 기술자는 등장한다.
조기조 시집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 p14~15

조기조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윤기정 선생은 염군사를 거쳐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의 맹원이었다. 그의 활약은 한국 근현대문학의 개척에 있었다. 100여 년 전과 지금의 시대정신은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문학에서 그가 개척한 프롤레타리아 예술이라는 근원적 효시에 내 문학의 지향점이 꽂혀 있다는 점에서 일말의 통시적 동일성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며 "아마도 그러한 지점에서 효봉재단과 효봉 윤기정문학상 심사위원회에서 나를 수상자로 선정했을 것이다. 이에 감사한 마음이 깊지만 수상의 기쁨이나 설렘보다는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크다. 비슷하다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위해 모든 걸 걸었던 자의 고뇌로 나의 심란한 이력에 덧칠한다는 느낌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모든 장르 문학인을 심사 대상으로 하는 효봉윤기정문학상은 시상 연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효봉 윤기정의 문학정신과 노동의 가치를 드높인 작품 활동, 노동문학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문학인을 선정해 시상한다. 작품만을 심사기준으로 하는 문학상과 달리 활동 전반을 살피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노동자와 연대하기 위해 매년 5월 1일 노동절에 노동문학관에서 시상한다.
효봉 윤기정은 1903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인학교에서 수학했다. 1920년 재학 중 장두희와 민영득과 함께 구광단을 조직해 활동하다가 일제 경찰에 발각되어 취조를 받았다. 1921년 <조선일보>에 소설 '성탄야의 추억'을 발표했다. 1925년 초대 카프 서기장을 지냈으며, 일제의 카프 문인에 대한 제1차 및 제2차 검거에 포함되었다. 1945년 해방 후 카프의 재건을 역설했고, 1955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아이즈앨범] 길고 긴 터널의 끝
길고 긴 겨울의 북풍 한설 끝에 봄이, 아주 벅찬 그리하여 완전한 봄이 왔습니다. 너무나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며 애태우던 절망의 그 절망이 사라지고 매화, 그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이즈 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몸의 파동과 온기를 나눌 연민의 차이처럼 찰라가 만든 결과 뒤 밀려드는 타자들의 고통이 어두웠다. 오늘처럼 쇄골이 시리면 생각나는 그 겨울 그 시간... *2001년 사진전, ...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아이즈앨범] 첫눈이 말하는 폭설 이야기
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