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슈픽] 필리버스터로 보는 '방송3법' 개정…'정치적 후견주의' 끊고 국민 위한 '공영방송'으로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8-05 11:27:21
  • 수정 2025-08-05 11:28:05

기사수정
  • - KBS 15명, MBC·EBS 각각 13명으로 이사 수 늘린다
  • - 사장 선임,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특별다수제' 도입
  • - 방송 종사자들 자율성과 독립성 강화도

8월 4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국회방송 캡처)

공영방송이 정권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았다. 그래서 공영방송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7월 7일 이른바 '방송3법'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됐다. 방송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말하는데, KBS·MBC·EBS 등 공영방송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골자다.


윤석열정부는 국회를 통과한 방송법에 대해 두 번이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번엔 다르다. 정권이 바뀌고 더불어민주당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검찰·언론·사법개혁 중 하나인 언론개혁과 관련된 방송3법이 제일 앞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정부는 "내 뜻에 부합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이 4일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각종 독소 조항을 넣어 공영방송 이사회를 친민주당 인사로 교체하고 궁극적으로 사장까지 바꿔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공영방송을 좌파정권과 민주당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선포"라고 밝혔다.


첫 주자로 나선 신동욱 의원은 "언론은 내 주관과 소신에 따라 보도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편성위원회에서 다 간섭하게 돼 있다. 정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럼 방송3법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주요 골자는 공영방송 이사회 추천 구조와 사장 선임 방식 변경, 그리고 방송 종사자들의 자율성과 보도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개편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대폭 확대하고 이사 추천 권한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KBS는 여권 7명·야권 4명, MBC와 EBS는 여권 6명·야권 3명으로 구성돼 여당 추천 이사가 항상 과반이었다.


개정안에는 KBS의 경우 이사 수를 15명으로 늘리고 이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했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원과 EBS도 13명으로 늘리고 이중 각각 5명을 국회가 추천한다. 나머지 이사는 학회, 시청자위원회, 방송사 임직원, 학계, 법조계 등에서 추천받는다.


사장 선임 방식 변경은 과반수 찬성에서 재적 이사 5분의 3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특별다수제'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시민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특정 정파가 일방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송 종사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 강화 조치는 두 가지다. 주요 방송사에 노사 동수로 구성된 편성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방송 편성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다음은 보도책임자를 임명할 때 보도분야 종사자 과반 동의를 받도록 해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게 했다.


이번 방송3법 개정안은 통합 방송법 이후 되풀이되는 '정치적 후견주의'를 끊어 내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 '필리버스터 종결 건의안'을 제출했다. 따라서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나면 '방송3법'은 자동 상정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어느 법이 올라오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우겠다. 왜 잘못된 악법인지, 왜 국가와 국민과 국익에 어긋나는지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집권 세력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법안이다. 국민의힘에서 방송3법을 통과 안 시킬 이유가 없다. 권력을 가진 정당이 스스로 힘을 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통과를 대환영해야 한다.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는 법안에 반대해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의 폭주'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다.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해프닝도 있었다. 첫 주자로 나선 신동욱 의원이 7시간을 넘게 하고선 "그만하겠다"고 하자 송언석 원내대표가 "의장님이 못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공영방송은 국민을 위한 방송이어야 한다. 방송3법 개정은 정권에 따라 공영방송 논조가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특정 정파의 일방적 지배를 막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1987년 민주화 이후 38년간 유지되던 구조를 처음으로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70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1734억 달러로 역대 최대 대한민국 수출이 AI 열풍을 타고 7000억 달러 벽을 넘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5년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7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일평균 수출도 26.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미국의 관세 장벽 등 대외 악재를 뚫고 이뤄낸 성과다.무역수지는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연간 780..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비빔국수 비빔국수를 시켜 놓고 끼니때마다 비빔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행복이겠다 싶다가 나는 왜 이 비빔국수가 좋을까 자문하다가 비빔이라는 말에서섞임에 백기 든 사람처럼 잠깐 헝클어지다가 갓 나온 비빔국수를 젓가락으로 뒤섞는다 설기 썬 상추와 채 썬 오이 위에 앙증맞게 얹힌 한 알의 메추리알까지 흰 면을 슬몃슬몃 내주고 무서움도 매...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나비 가늘고 긴 다리는 망설이고 있었다향기가 더듬이를 떠날 때까지아무도 보지 않는데 가끔은양면을 펴서 평평하게 엎드렸다가꽃빛에 반해서 얼굴을 대는 동안바람은 날개를 붙잡고 꽃대는 휘청거려어디선가 물방울도 듣고 있는펴졌다 구부러지는 입의 모양모았다가 벌어지는 어깨가 넓어진다꽃가루가 묻으면서 공중에서 깊게 무늬들이 박.
  4. [한국은행 경상수지] 2025년 11월 122억 달러 흑자...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조선업 훈풍 2025년 11월, 대한민국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1월 흑자 규모를 1018억2000만 달러가 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한 60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외화 유입을 주도했고, 수입은 468억 달러로 0.7% 감소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구조 속에 상품수지는 1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전체 경상수지 개선을 ...
  5.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695억 달러로 역대 최대…반도체가 끌고 무선통신기기가 밀었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무선통신기기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6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다.수입은 4.6% 늘어난 574억 달러를 기록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