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우리은행 횡령, '구멍' 뚫린 내부통제...금감원 "인사·자산관리 총체적 부실"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0-14 13:24:15
  • 수정 2025-10-14 13:27:28

기사수정
  • - 한 직원이 통장·직인 동시 관리...173억 수표 발행 '무방비'
  • - '장기근무'가 횡령 불러...순환근무·명령휴가 원칙 유명무실
  • - 현금만 감시한 모니터링 시스템...수표 발행 등 거액 인출은 속수무책

우리은행 로고

2012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 원대 횡령 사고는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른 예고된 인재(人災)였음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금감원은 13일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인사관리부터 자산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전반에 걸친 경영유의사항 5가지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우리은행의 대규모 횡령 사고는 한 직원이 통장과 직인을 동시에 관리하고, 장기근무를 하며 내부 감시망을 피하는 등 총체적인 내부통제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가장 기본적인 내부통제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횡령 직원은 부서의 자행명의 통장과 부점장 직인을 모두 관리했다. 


은행 내규상 통장과 직인을 보관·관리하는 책임자의 겸직을 허용하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직원은 통장과 직인을 도용해 '법원 공탁금' 명목으로 173억3,000만 원의 수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빼돌렸다.


출자전환주식 관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식 실물에 접근할 수 있는 담당자와 거래 기록을 원장에 반영하는 담당자가 동일인이었다. 


횡령 직원은 팀장 자리가 비었을 때 인증수단(OTP)을 무단으로 도용해 주식을 빼돌린 후, 관련 거래기록을 은폐해 장기간 범행을 숨길 수 있었다.


'장기근무'는 횡령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우리은행은 동일 부서 3~5년 순환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장 요청' 등 불명확한 예외 규정을 두어 한 직원이 오래도록 같은 업무를 맡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 사고 예방을 위한 명령휴가 제도 역시 본부 부서 장기 근무자에게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감시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우리은행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은 자행명의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거래만 감시 대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횡령 직원이 수표를 발행하거나 계좌 이체를 통해 거액을 빼돌리는 것은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 임시 계정인 가수금을 이용한 이상 거래를 감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절차도 없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장기근무자 관리 및 순환배치 강화 ▲문서관리 내부통제 강화 ▲통장 및 직인 분리 관리 ▲출자전환주식 관리 강화 ▲자행명의 통장 및 가수금 거래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70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1734억 달러로 역대 최대 대한민국 수출이 AI 열풍을 타고 7000억 달러 벽을 넘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5년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7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일평균 수출도 26.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미국의 관세 장벽 등 대외 악재를 뚫고 이뤄낸 성과다.무역수지는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연간 780..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비빔국수 비빔국수를 시켜 놓고 끼니때마다 비빔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행복이겠다 싶다가 나는 왜 이 비빔국수가 좋을까 자문하다가 비빔이라는 말에서섞임에 백기 든 사람처럼 잠깐 헝클어지다가 갓 나온 비빔국수를 젓가락으로 뒤섞는다 설기 썬 상추와 채 썬 오이 위에 앙증맞게 얹힌 한 알의 메추리알까지 흰 면을 슬몃슬몃 내주고 무서움도 매...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나비 가늘고 긴 다리는 망설이고 있었다향기가 더듬이를 떠날 때까지아무도 보지 않는데 가끔은양면을 펴서 평평하게 엎드렸다가꽃빛에 반해서 얼굴을 대는 동안바람은 날개를 붙잡고 꽃대는 휘청거려어디선가 물방울도 듣고 있는펴졌다 구부러지는 입의 모양모았다가 벌어지는 어깨가 넓어진다꽃가루가 묻으면서 공중에서 깊게 무늬들이 박.
  4. [한국은행 경상수지] 2025년 11월 122억 달러 흑자...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조선업 훈풍 2025년 11월, 대한민국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1월 흑자 규모를 1018억2000만 달러가 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한 60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외화 유입을 주도했고, 수입은 468억 달러로 0.7% 감소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구조 속에 상품수지는 1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전체 경상수지 개선을 ...
  5.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695억 달러로 역대 최대…반도체가 끌고 무선통신기기가 밀었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무선통신기기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6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다.수입은 4.6% 늘어난 574억 달러를 기록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