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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회장, 사법리스크 뚫고 연임 성공...300조 새마을금고 '수술칼' 맡겨도 될까?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2-22 12:12:01
  • 수정 2025-12-23 11: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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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사장들, 78.9% 몰아주며 안정 선택
  • - 1조 충당금 적립 승부수로 리스크 관리
  • - 사법 리스크·성비위 등 해소가 관건

김인 회장이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78.9%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하며 20대 회장에 올랐다. 

2023년 대한민국 서민금융의 상징 새마을금고는 매서운 한파를 맞고 있었다. 전임 박차훈 회장이 비리로 물러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포는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라는 악몽을 불러왔다. 


'새마을금고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시장의 불신 앞에서, 조직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직무대행을 맡은 김인 부회장은 보궐선거로 19대 회장에 당선됐다. 그리고 올해 12월, 첫 직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이사장들은 변화를 외치는 새로운 목소리 대신, 묵묵히 파도를 헤쳐온 현직 선장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줬다. 


경쟁자 유재춘 후보가 내세운 '개혁'의 기치를 압도하는 표 차이로 당선됐다. 1167표 중 921표(득표율 78.9%)를 얻은 것이다. 위기 속에서 조직을 구해내라는 '생존 명령'이었다.



압도적 78.9%의 지지, 그 이면에 깔린 공포와 현실


지지율이 말해주는 것은 단 하나다. 지금 새마을금고는 실험할 여유가 없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다. 수장을 바꿔 조직을 흔드는 모험보다는 뱅크런 사태를 진화하고 급한 불을 꺼온 김 회장의 검증된 위기관리 능력에 표를 던졌다. 


현장은 여전히 힘들지만, 지금은 '안정희구' 심리가 표심을 지배했다. 김인 회장이 강력한 신임을 얻은 배경에는 그가 '책상물림'이 아닌 '현장통'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엘리트지만 그의 리더십 뿌리는 남대문시장 바닥에 깊게 박혀 있다. 2008년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 취임 당시 500억 원 수준이던 자산을 10배 이상(약 5379억 원) 불리며 능력을 증명했다.


이사장들은 그가 중앙회장 자리에 앉아 숫자놀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선 금고가 겪는 고통과 생리를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뱅크런 사태 당시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현안 보고를 받으며 업무에 돌입했던 그의 모습은, 화려한 의전보다 실용주의 리더십을 각인시킨 결정적 장면이었다.



1조 적자의 역설…수신 잔액 260조 회복


김인 회장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다. 지난해 상반기, 새마을금고는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실패처럼 보이지만, 이는 김 회장의 전략이었다. 당장의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1조6000억 원이나 되는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지시했다.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 살을 베어내는 결단이었다. 잠재적 부실을 숨기지 않고 다 털어내자는 의미로, 시장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해 나갔다.


덕분에 중앙회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60조 원대의 수신 잔액을 회복하며 건전성 지표를 안정시켰다. 이사장들은 이 '계산된 적자'를 실패가 아닌 '용기 있는 결단'으로 평가한 듯하다.



새마을금고 홈페이지

여전히 뇌관인 PF 부실…뇌물수수·성 비위 사리스크


그럼에도 현실은 너무나 엄혹하다. 가장 큰 뇌관은 역시 부동산 PF다. 건전성을 회복해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실 채권 정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부실 금고에 대한 강제 합병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개별 금고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고 연착륙시킬지는 그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최대 난제가 될 것이다.


여기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리스크 또한 아킬레스건이다. 경쟁 후보 측이 제기한 각종 고소·고발 건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뇌물수수나 금품 남용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그의 정당성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성 비위 혐의까지 불거졌다. 김인 회장이 지난달 27일 '성희롱 및 음란 발언' 혐의로 피소된 것이다. 


8일 <뉴스토마토>에 따르면김 회장이 고소인에게 'X탱이' 같은 표현을 써가며 여러 번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고, 나이에 따라 성적 가치가 달라진다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적 팽창 끝, 이제는 '단단한 4년' 지을 시간


김 회장은 수익성 제고,  건전성 강화, 지속가능한 성장 실현, 금고 자율경영 확대, 상생경영 실천의 5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미래먹거리연구소'도 신설한다. 


MG캐피탈 등 자회사와 협업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개별 금고와 중앙회 간 연계 투자 범위를 확대해 자금 운용 수익을 늘려야 하며, 복지사업 투자도 늘리는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새마을금고


주사위는 다시 던져졌다. 임기는 2030년까지 4년 단임제다. 더 이상의 연임은 없다.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말고 소신껏 개혁하라'는 면죄부이자 채찍이다. 


과거의 불법과, 현재의 리스크를 떨쳐내야 한다. 역대 회장들이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며 저지른 행태를 더 이상 반복하면 안 된다.


김인 회장 2기 체제는 생존을 넘어 체질 개선으로 향해야 한다. 외형만 불리던 '300조 원 시대'의 환상을 걷어내고, 단단한 '질적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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