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책] '타인의 아픔과 함께하는 법...『누군가의 곁에 있기』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4-12-04 00:00:06

기사수정

고선규, 리단, 박소영, 백정연, 장혜영, 조기현 지음 / 동녘 / 17,000원


상처받은 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장애인, 환자, 상실을 겪은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담은 『누군가의 곁에 있기』가 동녘에서 출간됐다.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사는 장혜영, 치매 아버지를 돌보는 조기현, 사별 전문 상담가 고선규 등 6명의 저자가 자신들의 경험을 풀어냈다. 저자들은 모두 취약한 이들과 관계 맺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자신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조언이 가득한 시대, 이들은 오히려 취약한 존재와의 연결을 선택했다. 발달장애인 동생의 탈시설을 결심한 장혜영은 "행복해지고 싶어서"였다고 말한다. 치매 아버지와 동행을 택한 조기현은 "할 수 없다는 결과보다 할 수 있다는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고 전한다.


책은 장애인 가족, 치매 환자 보호자, 사별 경험자, 길고양이 돌봄자, 장애인 배우자, 정신질환 당사자 등 각기 다른 위치에서 취약함과 마주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공통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모색한다.


저자들은 취약한 존재와 관계 맺는 일이 단순한 희생이나 봉사가 아닌,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상처받지 않는 관계에 머물겠다고 다짐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삶은 더 외로워지기만 했다"는 고백은 오히려 관계 맺기가 치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애, 질병, 상실 등으로 고립되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이 책은 '곁에 있음'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타인의 취약함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 소진되지 않으면서도 관계를 이어가는 지혜를 전한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슈픽] 강선우 의원 '보좌관 갑질' 논란···야당 "사퇴해야" vs 여당 "충실히 소명"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를 제기한 보좌진들은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 사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5년간 46명이 의원실을 떠났다"며 이례적인 인사 교체가 갑질의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높다."변기 수리·쓰레기 분리수거까지"…...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가족 집에 들어서면 대문 옆에 헛간이 서고처럼 서 있는데 처마 끝에 도서 대여목록 카드처럼 여섯 자루의 호미가 꽂혀 있다. 아버지 호미는 장시간 반납하지 않은 책처럼 한번 들고 나가면 며칠씩 밤새고 돌아온다. 산비탈을 다듬는지 자갈밭을 일구는지 듬성듬성 이가 빠져 자루만 조금 길면 삽에 가까운 호미, 그 옆에 어머니 호미는 가장 많...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바이킹 선장은 낡은 군복을 입고 담배를 문 채로그냥 대충 타면 된다고 했다두려운 게 없으면 함부로 대한다망해가는 유원지는 이제 될 대로 되라고배를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렸다모터 소리와 함께 턱이 산에 걸렸다쏠린 피가 뒤통수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원래는 저기 저쪽 해 좀 보라고 여유 있는 척좋아한다고 외치려 했는데으어어억 하는 사이 .
  4. [이슈픽] 국무회의 첫 생중계에 쏠린 시선···"투명성 강화" vs "긍적적 평가할 뻔" "국민이 정책 논의 과정을 볼 권리가 있다."2025년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회의 전 과정을 국민 앞에 생중계했다.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되던 관행을 깨고, 1시간 20분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한 장관들과의 실시간 토론까지 국민에게 여과 없이 공개했다.정치권의 엇갈린 반응: "투명성 강화" vs...
  5. [새책] 일과 자유, 삶의 품위를 묻는《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현재를 희생하며 꿈꾸는 노동자들의 삶 택배기사, 물류센터 상하차, 패스트푸드 배달, 주유소 직원, 쇼핑몰 경비원, 온라인 쇼핑몰 창업 등 현장에서 일하며 인간의 품위와 자유를 고민한 한 청년의 기록이 있다. 고된 노동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발견하고 글쓰기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월북에서 일하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기록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