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지즈코, 오구라 지카코, 도미오카 타에코 지음 / 최고은 옮김 / 버터북스 / 24,500원
일본 문학계 최고의 남성 작가들은 어떻게 여성을 그려왔을까. 문학 평단이 30년간 외면한 불편한 진실은? 하루키부터 미시마까지, 거장들의 민낯이 드러난다면?
버터북스가 일본 페미니즘 비평의 새 지평을 연 《남류문학론》을 펴냈다. 〈타임〉선정 '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른 우에노 지즈코를 비롯한 세 저자가 1년간의 토론을 거쳐 완성한 역작이다.
"부당하게 고평가를 받는 남성 작가의 작업을 다시 읽고 재검토해야 한다"는 선언과 함께, 이 책은 '남류문학'이라는 도발적 개념을 제시한다. 여성의 글쓰기를 '여류문학'이라 폄하해 온 관습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저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부터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까지, 일본 근현대 문학의 정전들을 해체한다. 《노르웨이의 숲》을 두고는 "연애소설이라기보다 연애 '불가능' 소설"이라는 우에노의 분석처럼 각 작품에 숨은 여성 혐오와 왜곡된 성 인식을 낱낱이 파헤친다.
남성 중심적인 텍스트로 대문호 자리를 차지한 ‘남류작가’는 물론이고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떠받드는 '남류평론가', 다른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직된 문단까지 가차 없이 비판한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나 '여성혐오'라는 말조차 낯설던 일본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아밀, 이서영, 백설희, 밀사 등 여성 작가 및 활동가가 이 책을 먼저 읽고 추천했다.
작품 분석을 넘어 문학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까지 다룬다. 도미오카는 "어떤 시대든 반드시 일꾼이 존재하는 법. 그러나 가장 큰 일꾼은 바로 시대 그 자체"라며 남성 중심 문학계의 본질을 지적한다.
1992년 출간 당시 "성에 대한 저속한 논의"라는 혹평을 받았으나, 오히려 이는 문학계의 성차별적 관행을 되돌아보는 전환점이 됐다. 현재까지도 일본의 주요 출판사들이 재출간을 이어가는 등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에노 지즈코는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저자로, 페미니즘 연구의 최전선에 있다. 오구라 지카코는 와세다대 출신 심리학자로 성과 젠더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도미오카 타에코는 여류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다.
최고은은 도쿄대 대학원에서 일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상오단장》, 온다 리쿠의 《도미노》, 무라타 사야카의 《지구별 인간》, 《소멸세계》, 요코야마 히데오의 《빛의 현관》, 《64》를 옮겼다.
[아이즈앨범] 길고 긴 터널의 끝
길고 긴 겨울의 북풍 한설 끝에 봄이, 아주 벅찬 그리하여 완전한 봄이 왔습니다. 너무나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며 애태우던 절망의 그 절망이 사라지고 매화, 그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이즈 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몸의 파동과 온기를 나눌 연민의 차이처럼 찰라가 만든 결과 뒤 밀려드는 타자들의 고통이 어두웠다. 오늘처럼 쇄골이 시리면 생각나는 그 겨울 그 시간... *2001년 사진전, ...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아이즈앨범] 첫눈이 말하는 폭설 이야기
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