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산업부 "수출 늘었다"는데 긍정적일까?···미국의 보호무역주의·반도체 의존도는?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1-01 21:42:31
  • 수정 2025-01-01 23:45:52

기사수정
  • - 반도체·자동차·소비재 고른 성장으로 6,838억 달러 수출 달성

2024년 한국의 연간 수출이 6,838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2024년 한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1.6% 감소한 6,320억 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수치가 단순히 긍정적인 경제 성과로만 해석되기에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와 외부 요인이 간과되고 있다.


수출 증가의 주요 원동력은 반도체로 전년 대비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DDR5와 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증가 덕분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 변동에 민감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와 비교하면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자동차 수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708억 달러)였다. 한국이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6.6% 성장하며 1,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며 공급을 쏟아내고 있다. 공급 과잉이 문제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에 장기적인 위협을 제기한다. 게다가 중국이 최근 반도체 및 배터리 원료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 비용 증가와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0.5% 증가하며 1,27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향후 관세 인상이나 무역 장벽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갈등(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이러한 요인은 2025년 이후 한국 수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원자재 공급망 문제는 제조업 중심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산업부는 무역보험을 250조 원으로 확대해 중소·중견기업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단기적인 지원책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가 지난해 한국의 수출 실적이 성공적인 성과처럼 말하지만 이면에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국내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잠재 성장률 하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슈픽] 강선우 의원 '보좌관 갑질' 논란···야당 "사퇴해야" vs 여당 "충실히 소명"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를 제기한 보좌진들은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 사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5년간 46명이 의원실을 떠났다"며 이례적인 인사 교체가 갑질의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높다."변기 수리·쓰레기 분리수거까지"…...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가족 집에 들어서면 대문 옆에 헛간이 서고처럼 서 있는데 처마 끝에 도서 대여목록 카드처럼 여섯 자루의 호미가 꽂혀 있다. 아버지 호미는 장시간 반납하지 않은 책처럼 한번 들고 나가면 며칠씩 밤새고 돌아온다. 산비탈을 다듬는지 자갈밭을 일구는지 듬성듬성 이가 빠져 자루만 조금 길면 삽에 가까운 호미, 그 옆에 어머니 호미는 가장 많...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바이킹 선장은 낡은 군복을 입고 담배를 문 채로그냥 대충 타면 된다고 했다두려운 게 없으면 함부로 대한다망해가는 유원지는 이제 될 대로 되라고배를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렸다모터 소리와 함께 턱이 산에 걸렸다쏠린 피가 뒤통수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원래는 저기 저쪽 해 좀 보라고 여유 있는 척좋아한다고 외치려 했는데으어어억 하는 사이 .
  4. [이슈픽] 국무회의 첫 생중계에 쏠린 시선···"투명성 강화" vs "긍적적 평가할 뻔" "국민이 정책 논의 과정을 볼 권리가 있다."2025년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회의 전 과정을 국민 앞에 생중계했다.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되던 관행을 깨고, 1시간 20분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한 장관들과의 실시간 토론까지 국민에게 여과 없이 공개했다.정치권의 엇갈린 반응: "투명성 강화" vs...
  5. [새책] 일과 자유, 삶의 품위를 묻는《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현재를 희생하며 꿈꾸는 노동자들의 삶 택배기사, 물류센터 상하차, 패스트푸드 배달, 주유소 직원, 쇼핑몰 경비원, 온라인 쇼핑몰 창업 등 현장에서 일하며 인간의 품위와 자유를 고민한 한 청년의 기록이 있다. 고된 노동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발견하고 글쓰기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월북에서 일하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기록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