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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도한 '윤석열 살리기'···국회의원을 요원으로 둔갑
  • 이상실 기자
  • 등록 2025-01-24 18:09:41
  • 수정 2025-02-21 17: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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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캡처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 의원을 빼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한 거죠?"


"예"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변론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송진한 변호사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주고받은 말이다. 거기다 극우세력이 사용하는 '계몽령'도 소환했다.


윤석열 대리인인 조대현 변호사(전 헌법재판관)는 "국민은 비상계엄을 계몽령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반국가세력이 내란죄로 몰아 국방책임자들에 이어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했다.

 

"계몽(啓蒙)"의 사전적 의미는 '지식 수준이 낮거나 의식이 덜 깬 사람들을 깨우쳐 줌'이다. 

국민은 무식하고 저열하므로 계몽령을 선포한 것이지 계엄령 선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6일 김병주 국회의원이 비상계엄의 핵심이었던 특수전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곽종근 특수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의원들을 밖으로 빼내라"고 했다.

 

이 '요원'에 대해 "바이든-날리면 시즌2냐", "신성한 헌법재판소를 말장난으로 오염시켰다"는 비판과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탄핵 심판이 장난이냐"며 '국회요원 ○○○'이라는 패러디 포스터를 SNS에 공개했다.

 

윤석열은 헌재에서 "국민에게 엄정한 감시와 비판을 해달라는 것이지, 야당에 대한 경고가 아니다. 아무리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윤석열은 12월 12일 담화에서 "지금 야당이 내란죄에 해당한다.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한 후 "국헌 문란을 펼치고 있는 세력은 야당"이라며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여인형 사령관한테 '체포하라'고 한 게 아니고, 포고령 위반 우려가 있는 사람이 몇 있으니 그들 동정을 잘 살펴라. 지시한 바는 있다. 체포할 수 있는 혐의도 없고, 체포할 기구도 구성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체포가 이뤄지느냐"고 했다.


현재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주요 인사 14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다 잡아들이라"는 전화를 받았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용현의 노골적인 윤석열 지키기는 '윤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군 사령관들과 공직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윤석열 측은 본인들의 위법 행위를 덮기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 바꿔치기, 언어유희, 억지 주장, 아무 말 대잔치로 국민과 헌법재판소를 희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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