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음도에서 '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열렸다.
'7.27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조직위원회'가 26일 한강하구에 '평화의 뱃길'을 열자는 취지로 강화군 볼음도에서 70여 시민과 '평화의 편지'를 띄웠다.
참가자들은 배를 타고 말도로 들어가 평화의 염원이 담긴 편지를 '평화호' 선착장 우체통에 넣었다. 1990년대 평화호 운항이 중단되며 한강하구의 마지막 섬 말도에서는 소식을 받아보기 힘들어졌다.
볼음도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아래에서 가진 평화 공연에서는 양혜경 무용가의 평화의 배 기원 춤과 김은정의 오카리나 연주, 김도영의 노래가 이어졌다.
볼음도에서 평화호를 타고 말도에 도착하면 선착장과 우체통이 있다.
은행나무에는 전설이 있다. 약 800년 전 황해도 연백(북한)에 있던 암·수 두 그루 중 수나무가 뿌리째 홍수에 떠내려와 주민들이 이곳에 심었다는 것이다.
이걸 알게 된 볼음도와 연백 주민들은 설 무렵 두 나무 앞에서 제를 지냈다.(남북 분단 후 제가 끊겼다) 볼음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이산(離散) 나무가 있고 민간 선박 '평화호'가 다닌 곳이다.
올해 행사에는 인천지역 시민·사회·노동·정당 단체 등으로 구성된 '광복80주년 한국전쟁75년 한반도평화인천행동'이 함께하면서 인천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이자 중심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인천을 평화의 도시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한강하구 평화의 뱃길을 열자', '인천을 평화로 물들이자' 등 구호를 외치면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마음으로 함께할 것을 결의했다.
21일에는 평화의배띄우기 사전 행사가 서울 마포나루에서 열렸다. 인천 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 열세 명은 개경호와 벽란호를 타고 마포에서 볼음도로 갔지만 한강 하구까지 가지 못한 채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분단의 현실이었다. 탑승자들은 '평화의 뱃길을 열자'며 선상 시위도 벌였다.
민간선박 개경호를 타고 한강하구 볼음도를 향해 가는 모습
민승준 선장은 "평화의 돛 한반도기를 올리고 인도양으로 세계일주 떠나는 꿈을 꾸며 바다로 출발했다"며 "서해 볼음도로 나아가지 못했지만 민간 선박을 평화적으로 활용한 첫 시도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는 2005년 시작해 올해 20회를 맞았다. 조직위는 한강하구가 민간 선박이 갈 수 있는 중립 수역이자 평화수역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매년 이 행사를 열고 있지만 한 번도 가지 못했다.
한강하구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의 임진강 하구부터 인천시 강화군 말도까지 이어지는 약 70㎞, 면적 약 280㎢의 수로를 일컫는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문에 의하면 한강하구는 중립 수역으로 군사분계선이 없다. 그래서 남·북 누구라도 다닐 수 있지만, 정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 후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72년간 민간 선박의 운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남과 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한강하구를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고, 공동조사단을 꾸려 민간 선박의 항해를 위한 한강하구 해도를 만들었다. 이후 북·미 관계 악화 등으로 남북 관계까지 얼어붙으며 관련 논의가 멈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