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학관 50인 / 시와에세이 / 13,000원
고물상은
버림받은 것들을
받아 주는 곳입니다
엄마입니다
아빠입니다
흙탕물도 품어 주는 강물처럼
번갯불도 받아 안는 바다처럼
고물상은
끝을 시작으로 바꿔 줍니다
버림, 받는 곳입니다
― 이정록 '고물상' 전문
시와에세이에서 노동의 참된 기차와 얼을 담은 《몸으로 시 한 편 썼네》를 펴냈다. 노동문학관이 기획했고, '노동존중'이 주제다.
'홍주문화관광재단' 지원을 받아 출간한 시집으로 김해화 백무산 성희직 유용주 이정록 등 50인의 노동 관련 신작시 50편이 담겼다.
정세훈 노동문학관장은 "전 지구적으로 4차 산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머지않아 인간은 '노동'을, 'AI 로봇'은 '자본 정치'를 대변하며 대치하게 될 것이다. AI 로봇에게 인간성을 탈취당한 인간이 노동의 소중함을 뒤늦게 자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우리는 후대들이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동의 참된 가치와 얼을 부단히 심어 전해야 한다"고 했다.
맹문재 안양대 교수이자 문학평론가는 "시인들은 최저 시급 계약자,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는 철근쟁이, 농약값·자잿값 등을 빼면 남는 건 나이뿐인 농부, 파도와 바람에 맞서 그물을 끌어 올리는 어부를 부르며 묻는다"고 입을 연 뒤 "철야를 마치고 창백한 얼굴로 귀가한 여공, 폭발 사고로 한 마디 유언도 남기지 못한 광부들, 산재를 당해도 보상받을 수 없는 체류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묻는다"며 "시인들의 물음은 이분법적 전망이 아니라 당위를 추구하는 목소리"라고 밝혔다.
노동의 가치가 돈으로만 평가될 수 있는지, 열심히 일할수록 삶의 보람은 더 커지는지, 노동자들 간 차별 없는 세상은 가능한지 질문하는 시집이다.
[아이즈앨범] 길고 긴 터널의 끝
길고 긴 겨울의 북풍 한설 끝에 봄이, 아주 벅찬 그리하여 완전한 봄이 왔습니다. 너무나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며 애태우던 절망의 그 절망이 사라지고 매화, 그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이즈 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몸의 파동과 온기를 나눌 연민의 차이처럼 찰라가 만든 결과 뒤 밀려드는 타자들의 고통이 어두웠다. 오늘처럼 쇄골이 시리면 생각나는 그 겨울 그 시간... *2001년 사진전, ...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아이즈앨범] 첫눈이 말하는 폭설 이야기
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