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작된 확률'로 유저 등친 웹젠…공정위, 이례적 과징금 1억5800만 원 부과
  • 박영준
  • 등록 2025-12-02 08:00:02

기사수정
  • - <뮤 아크엔젤> 확률형 아이템서 유저 기만
  • - 일정 횟수 전까지 획득 확률 0%
  • - 피해 보상 미흡에 과태료 아닌 과징금 처분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 획득 확률 거짓·기만고지 내역 (캐릭터 레벨 400 이하)


게이머 A씨는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에 접속해 떨리는 마음으로 '세트 보물 뽑기'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표시된 희귀 아이템 획득 확률은 0.25%. 


낮은 확률이지만, 운이 좋으면 단번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희망에 지갑을 열었다. 수십 번 시도했는데 '꽝'이었다. A씨는 자신의 운을 탓했지만, 진실은 게임사의 치밀한 속임수에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웹젠이 <뮤 아크엔젤>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며 획득 확률을 거짓으로 알리고, 특정 조건하에서는 아예 아이템을 얻을 수 없도록 설정한 기만행위를 적발했다. 



'밑 빠진 독'에 돈 붓게 한 '바닥 시스템'


웹젠의 기만술은 일명 '바닥 시스템'이었다. 이용자들은 '세트 보물 뽑기권', '축제룰렛 뽑기권', '지룡의 보물 뽑기권' 3종의 아이템을 구매할 때 희귀 구성품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웹젠이 표시한 획득 확률은 0.25%에서 1.16% 사이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각 아이템별로 51회에서 150회까지 뽑기를 하기 전까지는 희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0%’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용자가 일정 횟수 이상 돈을 쓰기 전까지는 절대 당첨될 수 없는 구조였지만, 웹젠은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이용자들은 첫 시도부터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며 '밑 빠진 독'에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99번 뽑아도 확률 0%…드러난 기만적 확률표


사례를 보면 기만행위는 더욱 명확해진다. '세트 보물 뽑기권'의 경우, 캐릭터 레벨 400 이하 이용자에게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 획득 확률을 0.286%(2차 고지 기준)라고 알렸다. 


실제는 달랐다. 99회 뽑을 때까지 획득 확률은 0%였다. 100회째가 돼서야 비로소 0.3% 확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축제룰렛 뽑기권' 역시 희귀템 '해방의 수정' 획득 확률을 1.16%로 고지했지만, 실제로는 50회를 뽑을 때까지 확률이 0%였다. 


'지룡의 보물 뽑기권'도 69회까지는 핵심 아이템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설계돼 있었다.



웹젠, 보상은 시늉만…공정위, 과징금 1억5800만 원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판단했다. 4월~6월 그라비티(라그나로크 온라인), 위메이드(나이트 크로우), 크래프톤(PUBG; 배틀그라운드), 컴투스(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가 유사한 법 위반을 했을 때, 시정명령과 과태료(각 250만 원) 처분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차이는 '피해 구제 노력'에 있었다. 다른 게임사들이 충분한 환불 조치 등으로 소비자 피해를 회복시킨 것과 달리, 웹젠의 보상은 턱없이 부족했다. 


5년 가까이 이어진(2020년 6월~2024년 3월) 이번 행위로 피해를 본 전체 이용자 2만226명 중 실제 보상을 받은 사람은 860명, 비율로는 5% 미만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웹젠 시정조치만으로는 소비자 피해 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5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게임사가 법 위반으로 초래한 소비자 피해를 제대로 책임지지 않을 경우, 단순 과태료를 넘어 무거운 과징금 제재까지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70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1734억 달러로 역대 최대 대한민국 수출이 AI 열풍을 타고 7000억 달러 벽을 넘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5년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7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일평균 수출도 26.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미국의 관세 장벽 등 대외 악재를 뚫고 이뤄낸 성과다.무역수지는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연간 780..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비빔국수 비빔국수를 시켜 놓고 끼니때마다 비빔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행복이겠다 싶다가 나는 왜 이 비빔국수가 좋을까 자문하다가 비빔이라는 말에서섞임에 백기 든 사람처럼 잠깐 헝클어지다가 갓 나온 비빔국수를 젓가락으로 뒤섞는다 설기 썬 상추와 채 썬 오이 위에 앙증맞게 얹힌 한 알의 메추리알까지 흰 면을 슬몃슬몃 내주고 무서움도 매...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나비 가늘고 긴 다리는 망설이고 있었다향기가 더듬이를 떠날 때까지아무도 보지 않는데 가끔은양면을 펴서 평평하게 엎드렸다가꽃빛에 반해서 얼굴을 대는 동안바람은 날개를 붙잡고 꽃대는 휘청거려어디선가 물방울도 듣고 있는펴졌다 구부러지는 입의 모양모았다가 벌어지는 어깨가 넓어진다꽃가루가 묻으면서 공중에서 깊게 무늬들이 박.
  4. [한국은행 경상수지] 2025년 11월 122억 달러 흑자...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조선업 훈풍 2025년 11월, 대한민국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1월 흑자 규모를 1018억2000만 달러가 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한 60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외화 유입을 주도했고, 수입은 468억 달러로 0.7% 감소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구조 속에 상품수지는 1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전체 경상수지 개선을 ...
  5.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695억 달러로 역대 최대…반도체가 끌고 무선통신기기가 밀었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무선통신기기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6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다.수입은 4.6% 늘어난 574억 달러를 기록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