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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돈다발'은 얼마일까···이상민 자택서 보았다?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7-04 15:47:41
  • 수정 2025-07-07 17: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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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사팀 "당황했을 정도로 놀랄 만큼 큰 액수"
  • - 차떼기, 마늘밭, 김치통에서 본 돈다발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456억 원이 저금통 안에 쏟아져 내린다. 그럴 때마다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이야기다. 


최근 마지막 시리즈가 오픈했다. 참가자들은 게임에서 이겨야 막대한 돈을 독차지 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 '돈의 전쟁터'에서 참가자 222번이 낳은 '아기'가 이른바 '돈다발'의 주인공이 됐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은…"이라며 마지막 선택을 했다.


얼마여야 '돈다발'이라 할 수 있을까. 주위에서는 보기 힘들고, 그 정도면 부자 아니야? 하는 정도의 돈이라야 할까? 456억 원은커녕 당장 수천만원만 앞에 있어도 돈다발이라 생각하게 된다. <오징어게임>에서 본 돈다발은 그래서 비현실적이다. 


3일 〈JTBC〉와 〈KBS〉보도 등에 따르면 2월 경찰 비상계엄특별수사단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5만원권 뭉칫돈으로 가득 찬 에르메스 가방 등을 8~9점이 발견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당황했을 정도로 놀랄 만큼 큰 액수"라고도 전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다. 수백만 원 수준으로 기억한다"며 "전혀 안 맞고 말도 안 된다. 근거 없는 걸 취재하는 데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 관계는 수사하면 나올 것이다. 그럼 수사팀이 봤다는 뭉칫돈은 얼마나 될까. 박카스나 비타500 박스에 1억 원 정도 들어간다. 보통 가방이 이들 박스보다 크고 유연하다는 걸 생각하면 대략 2배는 들어갈 것이다. 그럼 십수억원이다. 


우리는 언제 돈다발을 봤을까? 정확히는 언제 뉴스에서 봤을까? 2011년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110억 원이 발견됐다. 이 돈은 도박사이트와 연관돼 있었다. 이밖에도 김치통, 다락방, 실리콘통 등에서 불법적으로 모은 돈다발이 몇천만원부터 수백억원까지 나왔다.


정치권으로 보면 '차떼기'가 유명하다.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정치 자금 거래가 어려워진 가운데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이 창의적으로 접근했다. '돈다발을 화물차로 받으면 어떨까?' 상상은 현실이 됐다. 


만남의광장(경부고속도로)에서 LG그룹으로부터 현금 150억 원(당시는 5만원권 발행 전이었다)이 실린 트럭을 받은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는 스타렉스로 100억 원을 받아왔다. 정치자금 수수의 지평을 열었다. 한나라당의 일명 '차떼기당' 역사다. 일련의 사건을 주도한 서정우 변호사(당시 이회창 후보 개인후원회 부국팀 부회장)와 김영일 의원는 검찰에 긴급 구속됐다.


이 전 장관은 십수억원의 '돈다발'을 집에 쌓아놓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떼기'가 아니라도 그 정도면 누구라도 불법적으로 받은 돈이 아니겠냐는 의심을 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수천만원 보기도 힘들다. 그 정도 돈이면 불안해서 집에 놓지 않고 예금을 한다. 그게 상식이다. 


이태원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처럼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등 최종 관리 책임자들에게 처벌을 묻지 않는 것이 '이상민의 상식'이라면 '그 큰 돈'을 집에 두어도 이상하지 않다. 3월 고위공직자재산신고 때 현금은 없었다. 부디 '검은 돈'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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