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시인과 고형렬 시인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아트홀 전시실은 한국 문단의 거목 구상(具常) 시인을 기리는 문학적 열기로 가득 찼다.
구중서 문학평론가와 이상국 시인을 비롯해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정선희 구의회 의장, 문인과 시민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17회 구상문학상'의 영예는 고형렬 시인과 고철 시인에게 돌아갔다. "어느 한쪽에서 눈길을 거둘 수 없었다"고 할 만큼 치열했던 경합 끝에 탄생한 공동 수상이다.
이번 시상식은 영등포구청과 구상선생기념사업회가 2009년부터 구상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이어온 전통 있는 자리다.
치열했던 경합, 두 개의 정점
올해는 고형렬 시인 시집 《칠일이혼돈사》에 수록된 '서시 序詩' 외 7편과 고철 시인 《극단적 흰빛》에 담긴 '터닝 포인트' 외 6편이 심사위원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작품은 《현대시학》(2025년 10~12월, 626호)에 게재되며 독자들과 만났다. 두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500만 원이 수여됐다.
심사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두 시집 모두 한국 시사(詩史)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 보이는 장점이 뚜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며 두 시인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고철 시인 작품은 소수자로 성장하며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빚어낸 "드문 경험과 상상력의 소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형렬 시인 작품은 진지한 문제의식과 집요한 시적 수행력으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17회 구상문학상'을 받은 고철·고형렬 시인
'눈물'과 '물의 정신' 깃든 시들
수상 소감에서 두 시인은 각기 다른 언어로 시에 대한 간절함을 토해냈다.
고철 시인은 "나의 출생 내력은 늘 허겁지겁 불편했고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구상 선생님의 얼에 누가 되지 않도록 바르게 쓰겠다"고 다짐했다.
고형렬 시인은 "속도를 준다면 쇠도 끓고 한없이 낮은 곳으로 가는 물의 시 정신으로 더 쓰고 더 살려 한다"고 했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2025 구상문학축전, 구상문학세미나'에서는 신상조 문학평론가가 '구상문학의 현실 참여'를 주제로 발표하며 구상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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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