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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사평역에서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몇은 감기...
-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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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비의 음률' 3회
- 헌, 이라는 관형사는 오래되어 성하지 아니하고 낡은 것을 뜻했다. 사전적 의미였지만 나는 정확한 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헌 것이라고 모두 성하지 않은 것...
-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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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과도한 '윤석열 살리기'···국회의원을 요원으로 둔갑
- KTV 캡처"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 의원을 빼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한 거죠?""예"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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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극우세력 폭동, 국민저항권인가?
-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은 법치의 보루인 법원에 난입하여 폭동을 일으켰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 테러를 당한 초유의 사건이었다. 법치주의와 헌정질서...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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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토마토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집은 오늘도 많이 더운가 보다아무렇게나 잘라두어 우리 집 창문에 아른거리는에어컨 실외기 호스에서물이 뚝뚝 떨어진다 엄마는 시끄럽다면서도마른 토마...
- 202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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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비의 음률' 2회
- 세 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날이었다. 열흘 넘게 이어지던 폭염과 오랜 가뭄 끝에 퍼붓는 비였기에 소나기가 본격적인 비로 이어지길 바랐지만 굵은 빗방울은 ...
- 20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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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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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앨범]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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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산문] 반시각패권주의자
- 나는 목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의 얼굴을 알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사실 나에게만 있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어느 사람이나 가진 사소한 능력...
-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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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비의 음률' 1회
- 책 모퉁이를 돌았을 때 여자가 있었다. 흘러내리는 몸을 구부린 무릎에 겨우 추스르고 책 기둥에 등을 기댄 채 바로 앞의 책을 바라보고 있었다. 낡은 책의 갈...
-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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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산문] 비질 소리
- 경사진 골목 안 비질 소리가 다디단 새벽잠을 깨운다. 골목 양쪽에 나란한 빌라 사람들도 비질 소리에 부스스 몸을 일으킨다. 이내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켜지고 수돗물 소리, 설거지 소리,화장실 변기 소...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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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목공 소녀 최종회
- 4엄마가 화장실에서 나를 불렀다. 엄마는 한 손에는 라디오를 들고 다른 손으로 치맛자락을 잡고 변기 앞에 서 있었다. “피가 나온 것 같아.” 대변 위에 피가...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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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산문] 시린 눈길과 눈길이 따뜻한 우리의 길로 펼쳐져야 할 때
- 어느새, 2024년 끝자락이다. 곧 해가 바뀔 1월이 열릴 것이다. 이맘때면 몰아치는 찬바람을 밀치듯 곳곳에서 치르는 행사들이 있다. 삶이 버거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눈길들이 모이는 일이다. 혹자는 꼭 연말...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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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목공 소녀 3회
- 3화장대는 느릅나무 집성판재로 되어 있다. 서랍은 오동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손잡이와 상판 몰딩은 호두나무를 써서 직접 깎았다. 경첩과 서랍 레일을 제외하...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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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곤&조대희 박사의 기술 탐방] 근력 감소자를 위한 맞춤형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던 로봇은 이미 우리들의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산업 현장, 의학 현장, 군사용 무기, 항공 우주, 가정은 물론이...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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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산문]- 고기 한 판 그리고 인천항 최종회
- 3. 이사 내가 드나들던 두 단골 횟집은 끝내, 사라졌다. 십수 개월을 끈질기게 버티며 내려오지 않던 두 간판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 동네 소방도로에...
-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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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목공 소녀 2회
- 2라디오에서 다섯 시를 알리는 시보가 들렸다. 엄마는 라디오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아버지가 작업대 귀퉁이에 세워놓던 구식 소형 라디오였다. 건전지를 넣...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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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산문’ [연재]고기 한 판 그리고 인천항 2회
- 2. 고기 한 판 그 친구가 떠난 뒤 심리적 혼돈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인천항'처럼 단골이었던 '고기 한판'에 자주 들렀다. '인천항'은 소방도로...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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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형선의 희망공간] 텃밭이 있는 마을···도시농업의 미래 엿보기
- 7~8월 염천에는 식물들이 쑥쑥 자라오른다. 사람들이 기르는 작물들과 함께 들풀들이 서로 영역 다툼을 하는 모양새다. 그 풀들 위로 메뚜기, 사마귀, 방아깨비 들이 맘껏 튀어오른다. 사람이 키우는 듯하지만, 생명들은 스스로 뿌리 내리고 자라고 꽃 피우고 씨앗을 터뜨린다. 남동희망공간(인천 소재)의 여름 텃밭은 아질아질한 태양빛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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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여름 이야기
- 밤새 고라니가 운다우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는 마음은 알 것도 같아서잠이 오지 않는다할머니 생각이 난다 잠 못 드는 밤, 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질해 주시곤 했는데여름이 오면 물컹한 복숭아 입에 한가득 넣어 주셨는데엄마 아빠는 잠들었고나는 깨어 있다 혼자낮에 어른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조만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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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책] 1920년대 신여성·모던걸 탐구한 《근대라는 외장》···일제강점기 근대가 추구한 외적·내적 변화와 미용 …
- "유튜버나 틱톡커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만큼 유명하다. 아주 최근의 일이다. 1927년 문을 연 경성라디오방송국에는 당시 최첨단 방송을 이끌 상징적인 존재로 아나운서를 내세웠다. 여성 아나운서들은 '보브컷'이라 불리는 단발을 하며 패션과 유행을 주도한 셀러브리티였다."- 류수연 작가1920년대 경성은 식민지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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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신보 x 농협은행, 중소기업·소상공인에 금융지원···올해 390억 협약보증
- 대구신용보증재단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농협은행과 함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협약보증'을 확대 시행한다.양 기관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했다. 이에 농협은행이 대구신보에 11억 원을 출연하고, 대구신보는 출연금의 15배인 165억 원 규모로 협약보증을 한다.이로써 상반기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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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고용노동부, 50일간 불법하도급 단속···부실시공·안전사고·임금체불 근절 나서
-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부실시공·안전사고·임금체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현장 불법하도급을 근절하기 위해 8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50일간 지자체·공공기관과 합동 단속을 전국적으로 실시한다.LH, 한국도로공사, 철도공단, 한국전력 등 공사 발주 규모가 큰 10개 공공기관이 참여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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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강선우 의원 '보좌관 갑질' 논란···야당 "사퇴해야" vs 여당 "충실히 소명"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를 제기한 보좌진들은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 사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5년간 46명이 의원실을 떠났다"며 이례적인 인사 교체가 갑질의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높다."변기 수리·쓰레기 분리수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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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가족
집에 들어서면 대문 옆에 헛간이 서고처럼 서 있는데 처마 끝에 도서 대여목록 카드처럼 여섯 자루의 호미가 꽂혀 있다. 아버지 호미는 장시간 반납하지 않은 책처럼 한번 들고 나가면 며칠씩 밤새고 돌아온다. 산비탈을 다듬는지 자갈밭을 일구는지 듬성듬성 이가 빠져 자루만 조금 길면 삽에 가까운 호미, 그 옆에 어머니 호미는 가장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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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바이킹
선장은 낡은 군복을 입고 담배를 문 채로그냥 대충 타면 된다고 했다두려운 게 없으면 함부로 대한다망해가는 유원지는 이제 될 대로 되라고배를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렸다모터 소리와 함께 턱이 산에 걸렸다쏠린 피가 뒤통수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원래는 저기 저쪽 해 좀 보라고 여유 있는 척좋아한다고 외치려 했는데으어어억 하는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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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국무회의 첫 생중계에 쏠린 시선···"투명성 강화" vs "긍적적 평가할 뻔"
"국민이 정책 논의 과정을 볼 권리가 있다."2025년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회의 전 과정을 국민 앞에 생중계했다.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되던 관행을 깨고, 1시간 20분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한 장관들과의 실시간 토론까지 국민에게 여과 없이 공개했다.정치권의 엇갈린 반응: "투명성 강화" 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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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일과 자유, 삶의 품위를 묻는《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현재를 희생하며 꿈꾸는 노동자들의 삶
택배기사, 물류센터 상하차, 패스트푸드 배달, 주유소 직원, 쇼핑몰 경비원, 온라인 쇼핑몰 창업 등 현장에서 일하며 인간의 품위와 자유를 고민한 한 청년의 기록이 있다. 고된 노동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발견하고 글쓰기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월북에서 일하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기록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