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윤석열은 "12.3비상계엄 때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그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무슨 달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다"고 하는가 하면 말끝에 "아무 일도 없는 허상을 쫓는 것 같다"고 했다.
얼핏 들으면, 문장 구조도 엉망이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내놓은 언사치곤 어설프기 그지없다. 그러나 윤석열이 살아온 특수부 검찰 시절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특수부 검찰 수사의 특징은 언론플레이가 능수능란하다는 거다.
윤석열은 남아 있는 지지자들을 붙잡고 싶어 한다. 그래서 "호수 위에 달그림자를 쫓는 탄핵심판"이라는 제목의 헤드라인 뉴스를 노린 듯하다. 위와 같은 말을 극우유튜버들이 퍼뜨렸고 언론은 이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윤석열의 전략은 성공했다. 그의 말들이 허탈하고 맥락이 없어도 절대 어설프게 판단하면 안 된다. 중언부언 속에 담긴 속내를 간파하고 그 노림수를 읽어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은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는데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군대를 국회에 들여보냈다. 이를 국민이 알고 있고 증거가 차고 넘치는 친위 군사쿠데타다.
윤석열은 모를까? 본인이 저지른 일인데 모를 리 없다. 앞서 "호수 위에 달그림자" 같은 변론은 말도 아닌 말들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방어할 수 없을 만큼 증거물이 확실한 사건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
누구나 구사할 수 없는 전략이다. 그래서 5차 변론에 이르는 동안 법기술을 쓴 여러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을 잘 알아야 가능한 전략이다. 윤석열과 그 변호인들의 말들은 의도를 따지고 대비해야 한다. 하나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무슨 달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다"는 말이 직간접적으로 언론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5차 변론 기일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석열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라고 증언했는데 이에 윤석열은 "계엄은 국가기관장과 논의할 일이지 홍 전 차장한텐 아예 언급한 적이 없으며,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대상도 간첩이었다"며 "계엄이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우라고 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재판관들에게는 "상식에 근거해서 사안을 보라”며 훈계했다. 얼마 전 그들은 계엄령은 "계몽령"이고,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언론·방송에는 '계몽령'과 '요원'이 도배됐다.
5차 변론 후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건 아니다. 계엄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뿐, 사실이 없었던 건 아니"라며 윤석열의 발언에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이 내란 사건을 장난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그날 쿠데타 세력이 부실하고 현명하지 않아서 다행이며, 국민이 위대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근래 언론·방송의 특징을 보면, 주제들이 선명하다. 윤석열과 그 변호인들이 내놓는 말의 반박들이다. 언론·방송의 본질은 내란의 실체 분석과 선동에 대한 대응 취재다.
12.3, 그날은 어떤 날이었을까? 그날은 윤석열과 계엄군에 의해 헌정질서가 파괴된 날이었다. 그날부터 대한민국은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국가신인도는 땅에 떨어졌다. 증시가 휘청거렸고, 원화가치가 폭락했다.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못한 한 업체는 해외 거래처에게 계약 파기를 통보받았다. 골목 상권은 더욱 얼어붙었다. 국민들은 불면증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돈으로 환산하기도 어려울 만큼 피해가 크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의 파면이 확실해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윤석열의 몇 마디 말들은 언론·방송이 다룰 핵심 사안이 아니다. 아직 여러 곳에 친위쿠데타 세력이 살아 있다. 내란 동조 세력과 선동이 벌어지는 곳에 펜과 카메라가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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