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글스 경기를 찾은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화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4월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찾았다. 야구단 창단 40주년과 신축 야구장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경기장에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김 회장은 "세계 최고의 팬과 함께 이글스 40년의 역사를 만들었다. 최강 한화의 뜨거운 함성에 가슴 뛰는 이글스만의 스토리로 보답하자"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그는 구단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구단주를 맡고 있다. 1993년부터는 한화이글스 지분 10%를 개인 명의로 보유할 만큼 소문난 야구 마니아다.
1990년대에는 최강, 2000년대에는 저력의 팀으로 불렸던 한화이글스가 다시 명성을 되찾도록 수시로 야구단을 찾아 선수들을 다독이고 팬들과 호흡한다. 지난해 정규리그 동안 아홉 번이나 홈 경기장을 찾았고, 방문할 때마다 높은 승률을 기록해 팬들 사이에서 승리 요정으로 통한다.
1999년의 눈물과 의리, 야구 마니아의 진심
김 회장의 야구 사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화이글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자 그는 관중석에서 만세를 부르고 그라운드로 내려가 선수들을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야구와 선수단에 대한 애정은 경기장 밖에서도 빛났다.
1999년 유승안 당시 코치의 아내가 급성 백혈병으로 입원하자, 김 회장은 직접 병문안을 가고 수술비를 전액 지원했다. 훗날 유 감독의 아들인 유원상 선수를 한화이글스에 입단시키며 대를 이은 의리를 챙기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팀 성적이 떨어졌을 때 팬들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김성근 감독을 직접 영입한 이야기도 유명하다. 구단을 단순한 사업 부문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가족이자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그의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팬들과의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 화끈한 소통
야구장을 찾을 때마다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화끈한 약속을 남긴 것도 유명하다. 팀 성적이 바닥을 맴돌던 2011년 8월, 김 회장은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이때 한 관중이 일본에서 뛰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을 다시 잡아달라고 외치자, 그는 가던 길을 멈추고 주먹을 불끈 쥐며 잡아 오겠다고 약속했다.
한화는 그해 겨울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긴 15억 원의 최고 연봉을 안겨주며 김태균을 복귀시켰고 구단주의 약속을 현실로 만들었다.
성적이 부진했던 2012년 5월에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그라운드로 내려가 박찬호 등 선수들에게 프로 선수란 생명을 걸고 싸우는 사람이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 팀의 정신력을 다시 한번 다잡았다.
장미꽃 1만3000송이부터 새 야구장까지 이어지는 열정
팬들을 향한 따뜻한 이벤트도 잊지 않았다. 2018년 10월 한화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하자, 김 회장은 4000만 원의 사비를 들여 대전구장 1만3000 좌석 전체에 장미꽃 한 송이씩을 놓았다. 오랜 시간 묵묵히 팀을 응원하며 기다려준 팬들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과거 1990년대 최강팀, 2000년대 저력의 팀으로 불렸던 한화이글스가 다시 명성을 되찾도록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장을 찾았다.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연 홈구장에서 울려 퍼진 김 회장의 응원이 한화이글스의 비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지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