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알리는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KTV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열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곧바로 환호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3300선을 시원하게 뚫으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오후 2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5포인트 오른 3316.43을 가리키고 있다.
7월 31일 최고점 3288.26을 넘긴 수치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830선을 돌파하며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대주주 기준 완화 철회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살아난 결과다.
10억 하향 역풍에 놀란 정부, 시장 안정이 먼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차가웠다.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낮추겠다는 방침을 흘리자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이 거세게 일어났다. 연말마다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큰손들의 매물 폭탄이 쏟아져 증시가 무너질 것이라는 공포감이 시장을 덮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파열음이 났다. 결국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자본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확인했으며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100일 회견에서 직접 답변할 것이라고 예고해 현행 유지 기류에 힘을 실었다. 민심 이반을 우려한 대통령실이 한발 물러서며 유연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야당의 지속적 건의 수용한 협치, 증시 충격 막아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역할이 컸다.
장 대표는 그동안 주식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대주주 요건 하향을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세수 확보도 중요하지만 자본 시장이 얼어붙으면 국가 경제 전반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논리였다.
그는 8일 이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50억 원 유지안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여당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야당의 주장에 호응하며 뜻을 모았다.
정부의 세법 개정이 자본시장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기조가 야당의 합리적인 건의를 수용하는 협치의 모양새로 나타났다.
조세 형평성 훼손 논란, 부자 감세 프레임은 숙제
증시는 환호했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당초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려던 사람들은 조세 형평성과 부의 재분배를 핵심 근거로 내세웠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지키려면 주식으로 거둔 막대한 이익에도 당연히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준을 50억 원으로 묶어두는 정책이 결국 극소수의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세금 혜택을 몰아주는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부유층의 세금만 깎아주면 국가 재정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조세 형평성 훼손 논란을 잠재우고, 자본 시장 활성화가 결국 국민 전체의 부를 늘린다는 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