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사무실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겸 CEO와 정기선 HD현대 회장(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AI를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꾼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인다.
2021년부터 이어온 협력관계를 그룹 전반으로 넓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팔란티어와 AI 동맹, 그룹 전체로 확장
20일(현지시간) '2026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정 회장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기존 파트너십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합의했다.
협력 범위를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부문을 넘어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 등 계열사 전반으로 넓히는 것이다.
양사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HD현대오일뱅크가 선제적으로 팔란티어의 AIP(인공지능 플랫폼)와 빅데이터 기술을 현장에 심으며 첫 단추를 끼웠다. 핵심 사업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온 경험이 이번 확장의 토대가 됐다.
정 회장은 "그룹 전반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알렉스 카프 CEO 역시 "HD현대는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개척자"라며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데이터 의사결정의 '두뇌' 심는다
단순한 솔루션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공동으로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 CoE)'를 구축한다.
외부 기술을 빌려오는 데 그치지 않고, 내부 구성원 모두가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AI 문해력(리터러시)'을 조직 깊숙이 뿌리내리게 하려는 포석이다. 궁극적으로는 외부 의존 없이 그룹 스스로 체질을 혁신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는 뼈대를 세우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올해로 4년 연속 다보스를 찾은 정 회장은 '에너지 산업 협의체(Oil & Gas Governors)' 등 주요 세션에도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머리를 맞대고 AI가 만들어낼 산업 대전환을 논의했다.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돌파구 마련에 지혜를 모았다.
'대화의 정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정 회장은 AI와 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미래 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