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2월 10일 기준 주요국 환율
2026년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훈풍이 불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국 증시는 상승세를 탔으며 '킹달러'의 위세도 한풀 꺾여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환시장의 풍경은 달랐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환율 상승)하며 '나홀로 역주행'을 펼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6년 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통해 엇박자를 낸 국내외 금융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美 국채 금리 떨어지고 증시 오르는데…한국만 딴판
국제 금융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1월을 보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케빈 워시(Kevin Warsh)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도 노동시장 둔화 경계감과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부진이 겹치면서 하락했다.
반면 일본과 영국 등 일부 선진국 금리는 각국의 정치적 이슈와 재정 건전성 우려로 상승하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미국 S&P500지수는 AI 관련 과잉 투자 우려에도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여당의 총선 압승에 따른 부양책 기대감으로 올랐고 신흥국 증시도 대만의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2월 10일 기준 원화 환율
서학개미와 국민연금, 환율 상승 부추겨
문제는 환율이었다. 미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 강세 등에 밀려 약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1월 말 1439.5원이던 환율은 2월 10일 기준 1459.1원까지 치솟았다. 달러가 약해지면 원화 가치가 올라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현상의 주범으로 '해외투자 확대'를 지목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일명 '서학개미' 운동이 식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마저 해외 주식 비중 조절에 나서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개인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48억 달러로 전월(15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2026년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을 축소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투자 규모가 커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 주춤…채권 투자 매력 떨어져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의 물줄기도 가늘어졌다. 1월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자금은 23.9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74.4억 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식 자금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도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500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채권 자금 역시 단기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고 국내외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순유입 규모가 24.4억 달러로 전월(62.6억 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외환 건전성은 양호…대외 차입 여건 안정적
다행히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사정은 나쁘지 않다. 1월 중 국내 은행의 대외 차입 가산금리는 단기물이 소폭 하락했고 중장기물은 만기 장기화 영향으로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 역시 21bp로 전월(22bp)보다 낮아져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견고함을 시사한다.
한국은행은 "국제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외환시장은 수급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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