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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형의 마법 삼성SDI, 1년 앞당긴 46파이로 시장 판도 바꾼다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4-01 12:10:34
  • 수정 2026-03-20 13: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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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존 대비 용량 6배 늘려 마이크로모빌리티 공략
  • - 프리미엄 넘어 대중화까지, 수익성 중심 전략 가속
  • 삼성SDI가 3월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파이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 베트남 법인에 활기가 돈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파이 제품이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삼성SDI는 지난 31일 베트남 법인에서 4695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열고 본격적인 양산을 알렸다. 4695는 지름 46㎜, 높이 95㎜를 뜻한다. 


치열해지는 배터리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이룬 값진 성과다.


배터리 셀의 고향은 충남 천안이다. 천안사업장 마더라인에서 첨단 공정을 거쳐 생산한 배터리 셀을 베트남으로 보내 팩 단위 이전 단계인 모듈 형태로 조립한다. 이렇게 완성된 첫 물량은 바다를 건너 미국의 마이크로모빌리티 고객사로 향한다.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같은 소형 이동 수단에 먼저 삼성의 새로운 심장이 이식된다. 이를 발판 삼아 전기차 등 대형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역을 넓혀갈 채비를 마쳤다.



용량 6배 키운 46파이, 왜 '게임체인저'인가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성능과 생산 비용 사이에서 최적의 황금비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에 주로 쓰이던 2170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크다. 용량이 커지면 전기차나 모빌리티 기기에 탑재하는 전체 배터리 셀 개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셀 개수가 줄어들면 배터리 팩 내부 구조가 단순해지고 무게가 가벼워진다. 결과적으로 완성차 업체는 생산 원가를 낮추면서도 주행거리는 늘릴 수 있다. 


삼성SDI는 이 차세대 배터리에 자사의 핵심 기술 역량을 모두 쏟아부었다. 양극재는 니켈 함량을 극대화해 고용량을 구현한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음극재에는 독자 특허 소재인 SCN을 넣었다. 


실리콘과 탄소를 배합한 이 첨단 소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 배터리가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을 억제한다. 동시에 에너지 밀도와 수명, 안전성까지 한 번에 잡았다.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탭리스' 기술도 눈에 띈다.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분할해 만들어 내부 저항을 기존 대비 90% 가까이 낮췄다. 저항이 줄어들면 배터리 발열이 감소하고 출력 성능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초격차 전략의 진화, 마이크로모빌리티로 포문 열다


이번 46파이 배터리 양산은 삼성SDI의 미래 사업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삼성SDI는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초격차' 전략을 뚝심 있게 펼쳐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이에 삼성SDI는 고부가가치 각형 배터리로 프리미엄 시장을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대량 생산에 유리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로 대중적인 볼륨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체화했다.


전기차에 앞서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에 초도 물량을 납품한 것은 영리한 포석이다. 상대적으로 안전성 검증 기간이 짧은 소형 모빌리티 시장에서 먼저 실전 주행 데이터를 쌓고 제품의 신뢰성을 빠르게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를 무기 삼아 대형 계약을 따내겠다는 계산이다.


삼성SDI는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과 46파이 배터리 탑재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도 4695 외에 4680, 46100 등 고객 요구에 맞춘 다양한 규격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맞춤형 공급 능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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