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있는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비전을 밝히고 있다. [출처: 마크 테어만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전략책임자(CSO) 링크드인]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앞세워 글로벌 제조 패러다임을 바꾼다. 올해 초부터 거듭 강조해 온 '미래 기술을 통한 위기 극복'의 실천적 행보다.
정 회장은 2025년 경영 화두로 '기본기와 유연한 조직 문화'를 꼽았다. 그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큰 퍼펙트스톰 위기 속에서 과거에 안주하거나 비관주의에 빠지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술을 단순히 과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현실과 필요에 맞춰 인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레스 포 휴머니티(Progress for Humanity)' 철학을 실천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현장에 구현할 최우선 도구가 바로 로보틱스와 물리적 AI다.
RAI 이사회 합류부터 美 본사 타운홀까지…멈춤 없는 로봇 경영
정 회장은 혁신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미래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세운 로보틱스 앤 AI 연구소(RAI) 이사회에 직접 합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빌리티와 로보틱스가 결합한 초연결 생태계 구축을 총수 본인이 진두지휘하겠다는 확고한 신호다.
3월 27일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를 전격 방문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그는 로봇과 AI 중심의 스마트 제조 전환 구상을 임직원과 공유하며 외부 파트너십 확대를 독려했다. 연초에 약속했던 기술 혁신을 해외 최전선 현장에서 직접 챙기는 행보다.
미국에 30조 원 쏟아붓는다…'스팟' 이어 휴머노이드 투입 채비
로봇 상용화를 이끌 대규모 자본 투자와 정책도 본궤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향후 미국 시장에 210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자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전체 투자액의 상당 부분인 60억 달러(약 8조5000억 원)를 현지 전략적 협력과 로봇 분야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생산 역량 지원을 바탕으로 수만 대 규모의 로봇을 산업 현장에 뿌리겠다는 계산이다.
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장에서는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이 차량의 용접 상태를 검사하며 맹활약 중이다.
현대차는 설비 점검을 넘어 전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까지 전격 도입해 물리적 AI가 이끄는 차세대 제조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경영진들도 로봇 상용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장 부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력이 그룹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평가하며, 물리적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다짐했다.
플레이터 CEO 역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며, 로봇과 전기차, 트럭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전략적 협력으로 AI 상용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