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의 지주회사 체제(자료: 공정위)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자 도입한 지주회사 제도는 엄격한 규칙을 요구한다.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주식 가액 비중이 50%를 넘어야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며, 계열사가 문어발식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각종 행위 제한이 뒤따른다.
국내 대표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이 규칙을 지키지 못해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행위 제한 규정을 어긴 대웅제약에 향후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대웅제약이 손자회사의 주식을 법정 의무 비율보다 적게 쥐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9개월 동안 이어진 지분율 미달 상태
대웅제약은 지주회사인 대웅의 지배를 받는 자회사다. 옛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비상장 손자회사를 거느릴 때, 발행 주식 총수의 40% 이상을 소유하도록 규정한다.
상장사나 공동출자법인이라면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자회사가 적은 자본으로 무분별하게 지배력을 넓히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비상장 종전 손자회사인 아피셀테라퓨틱스의 주식을 37.78%만 소유했다. 법이 정한 마지노선인 40%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2023년 12월 9일부터 2024년 9월 5일까지 약 9개월 동안 회사를 운영했다.
새 법 대신 구법 적용한 배경…뒤늦은 유상증자 수습
현재 시행 중인 공정거래법을 살펴보면 비상장 손자회사에 대한 자회사의 의무 지분율은 50%다. 상장사는 30%로 기준이 더 높다. 대웅제약이 50%가 아닌 40% 잣대로 제재를 받은 이유는 법이 바뀌기 전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부칙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 전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하던 기존 손자회사의 주식 보유 행위에는 예외적으로 옛 규정을 따른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웅제약과 아피셀테라퓨틱스 사이의 지분 관계에 50%가 아닌 40% 규칙을 적용했다.
대웅제약 측은 지분율 미달 사실을 인지하고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2024년 9월 6일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피셀테라퓨틱스에 대한 지분율을 40.14%로 끌어올렸다.
주식을 새로 사들여 법정 최저 기준인 40%를 넘기며 위반 상태를 스스로 해소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위반 사실은 명백하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시정명령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