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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SDV 2막'…현대차, 송창현 보내고 신임 사장에 진은숙 올렸다
  • 박영준
  • 등록 2025-12-24 14: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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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 첫 여성 CEO 탄생…SDV 전략 완성 기대
  • - 진은숙호 과제는 기름내 나는 현장에 실리콘밸리 심는 것
  • - 정의선의 선택, 이상주의적 비전 끝내고 수익 내는 SW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4일 진은숙 ICT 담당 부사장이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첫 여성 CEO의 탄생으로 3년 전 NHN에서 영입된 그녀가 그룹의 두뇌인 ICT본부를 넘어 사령탑에 오른 것이다.


수년간 현대차가 외쳐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이 '꿈을 꾸는 단계'에서 '현실을 짓는 단계'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왜 진은숙인가?…현대차,이상에서 현실로 전환


진은숙 사장이 선택된 이유는 명확하다. 현대차 SDV 전략이 거대 담론과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그림을 실제 자동차와 서버 위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작동시켜야 하는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진 신임 사장은 NHN CTO(최고기술경영자) 시절부터 클라우드, 커머스, 보안 등 방대한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한 '필드형 리더'다. 코드를 짤 줄 아는 경영자이자 수천만 트래픽을 감당하는 서버를 운영한 엔지니어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SDV 전환 속도와 그 실체에 대해 갈증을 느껴왔다.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보다는 당장 내년 출시될 신차에서 고객이 지갑을 열게 만들 구체적인 SW 기능을 구현해낼 해결사가 필요했다.


정의선 회장은 5일 기아 80주년 행사에서 "자율주행 기술 도입 속도가 다소 늦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비저너리(Visionary)의 시간을 끝내고 익스큐터(Executor)의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진은숙 현대차 신임 사장


'시스템 안정화' 특화 진은숙은 전략적 판단


전임 송창현 사장(전 SDV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은 어땠을까? 일각에서는 테슬라와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네이버 CTO 출신인 송 전 사장은 현대차라는 거대한 제조 기업에 타스(TaaS)와 SDV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이식했다.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현대차에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시키며 R&D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데도 역할을 했다. 땅을 갈아엎고 씨앗을 뿌리는 그의 역할이 다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의 SDV 전략은 이제 안정적인 양산 시스템과 촘촘한 조직 관리가 필요한 단계로 넘어갔다. 창업자형 리더십을 가진 송창현보다 대규모 조직 운영과 시스템 안정화에 특화된 진은숙이 현재의 현대차에는 더 적합하다는 전략적 판단일 것이다.



기계공학자·개발자 집단 융합해 '원팀' 만들기  


진은숙호(號) 출범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그녀가 가진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문화적 포용력이 기대라면, 제조 중심의 현대차 내에서 SW 인력인 그녀가 어떻게 현장을 지휘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진 사장은 부사장 때 소프티어(Softeer) 브랜드를 안착시키며 개발자들이 일하고 싶은 문화를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개발자가 행복해야 코드가 예쁘게 나온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그곳에서 어떻게 소프트웨어 우선주의를 심을 것인가는 난제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임원진(하드웨어)과 새로 들어온 SW 인력 간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을 조율해야 한다. 


다행히 현대차는 전통적인 자동차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트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역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진 사장은 두 집단을 '원팀(One Team)'으로 만들어 정의선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


2026년 진은숙이 증명해야 할 것들


진은숙 사장은 시험대에 섰다. 현대차 사상 첫 여성 사장 무게를 견디며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본격적인 'OS전쟁'을 치러야 한다. 차 안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결제를 하고 업무를 보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


진 사장의 과제는 명확하다.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전 차종에 넣어 고객이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도 차량 성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게 해야 한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완성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넘어선 차세대 공용 플랫폼(eM, eS)을 도입하고 제어기를 통합해 하드웨어 제어 환경도 구축해야 한다.


독자 운영체제(ccOS) 및 빅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해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기꺼이 구독료를 내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이 송창현을 보내고 진은숙을 부른 이유다. 더 이상 말이 아닌 숫자와 결과물로 증명하라는 강력한 주문이다. 


현대차의 심장이 엔진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는 이 거대한 수술을 진은숙 사장이 성공적으로 집도해낼지 자동차 업계가 그녀의 손끝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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