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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에 AI 심장 단다…현대로템,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 대수술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1-14 14: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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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철도·방산 중후장대 벗고 '로봇·수소'로 미래 승부수
  • - 조직 슬림화·신설 동시 단행…CEO 직속 로봇&수소사업실 출범
  • - 땅에선 다족보행 로봇, 우주선 메탄 엔진…육해공 아우른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육중한 철덩어리가 움직이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계가 움직인다. K2 전차와 KTX로 대표되던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 현대로템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현실 세계에서 AI가 기계를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14일 현대로템은 로봇과 수소를 양대 축으로 조직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챗GPT 넘어선 '행동하는 AI'…제조 현장의 두뇌를 바꾼다


현대로템이 주목한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모니터 속에서 글이나 그림을 만드는 생성형 AI와 다르다. 센서를 통해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로봇 팔다리로 직접 행동하는 기술이다. 


이용배 사장은 "미래 산업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기술을 사업 전반에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조직도에서 즉각 드러났다.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인 '로봇&수소사업실'이 신설됐다. 흩어져 있던 로봇영업팀과 로봇연구팀을 이곳으로 모았다. 



현대로템 방산용 지상무기체계 기반의 수소연료전지 전동차


기존 유무인복합체계센터는 'AX(AI Transformation)추진센터'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로보틱스팀은 'AI로봇팀'이 됐다.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전체 조직을 37실 15센터 186개 팀에서 35실 14센터 176개 팀으로 줄였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몸집 줄이기'다.



방산, 땅 넘어 우주로…재사용 로켓 엔진 개발 착수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방산 부문(디펜스솔루션)에서 일어난다. 기존 전차와 장갑차 생산 라인에 AI 자율주행 기술을 입힌다. 


사람이 타지 않아도 스스로 적을 찾고 이동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가 목표다.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 연구가 그 중심에 있다.


시선은 우주까지 확장됐다. 현대로템은 국내 최초로 35톤급 메탄 엔진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메탄 엔진은 연소 시 그을음이 거의 없어 재사용이 가능하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보여준 '재사용 발사체' 시대를 한국 기술로 열겠다는 의지다.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재비행을 반복하는 발사체는 현대로템의 정밀 기계 기술과 AI가 결합되는 최정점이다.


현대로템 홈페이지


기차가 스스로 진단하고 항만은 로봇이 지배한다


철도(레일솔루션) 부문은 '예방 의학' 개념을 도입했다.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시스템이다. 


기차가 고장 난 뒤 고치는 게 아니다. 센서와 IoT가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고장을 예측한다. 정비 효율은 높이고 사고 위험은 차단한다. AI 관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도 철도 운행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공장과 항만(에코플랜트)은 무인화 실험실이 된다. 항만 무인이송차량(AGV)에 AI를 접목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완성한다. 수소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맞물려 친환경과 자동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조감도)

현대로템의 이번 변신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전 세계가 AI와 친환경 에너지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전통 제조업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현대로템은 수십 년간 쌓아온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첨단 소프트웨어 DNA를 이식해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쇳내 나던 공장에 이제 최첨단 코딩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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