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친환경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급증하면서 건조 공정의 복잡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만성적인 숙련공 부족 현상이 국내 조선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삼성중공업이 16일 경남 함안 칠서공단에서 비전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융합해 업계 최초로 선박용 배관 부품을 자동 생산하는 공장인 '파이프 로보팹'을 준공했다.
선박 내부에 탑재돼 연료와 가스를 운반하는 핵심 설비인 배관은 여러 조각을 이어 붙이는 조립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간 대부분 작업이 숙련공의 수작업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시설 가동을 통해 기계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해당 공장은 연면적 6500㎡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매년 10만 개의 부품을 만들 능력을 보유했다.
생산 라인에는 작업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첨단 비전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 도입했다.
설계 단계부터 부품 이동과 정밀 가공 과정은 물론 정렬 및 용접 절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스마트 관리 체계로 묶었다. 2025년 10월 구축을 마친 '엔지니어링 데이터 허브'(S-EDH)를 밑거름 삼아 전사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현장에서 최성안 대표(부회장)는 '기술의 융합'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오랜 기간 축적된 자사의 수동 용접 노하우에 디지털과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더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조선업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겠다"며 제조 패러다임의 혁신을 예고했다.
현장 노동자들과의 끈끈한 상생 의지도 함께 확인됐다. 같은 무대에서 최원영 노사협의회 위원장은 "거스를 수 없는 자동화 체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 늘어나는 일감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장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며,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설비 현대화를 넘어선 이번 행보는 2023년 단독 대표 취임 직후 9년 만의 흑자 전환을 이뤄낸 최 부회장이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공기 단축과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동시에 이뤄낸 만큼, 향후 글로벌 수주전에서 다른 경쟁사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압도적인 효율성을 증명해 낼 과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