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나도 모르게 유료 전환?”…공정위, 쿠팡·웨이브·스포티파이 소비자 기만행위 '철퇴'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0-15 15:40:43
  • 수정 2025-10-15 15:46:37

기사수정
  • - "동의하셨습니다"…결제 버튼에 숨은 쿠팡 꼼수, 멤버십 가격 인상
  • - 해지 막고 환불은 '나 몰라라'…웨이브·벅스의 '개미지옥'’ 해지 절차
  • - 구독경제 급성장 속 '다크 패턴' 상술 만연

쿠팡의 '동의하고 구매하기'와 '나중에 결정하고 구매하기' 결제버튼 화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콘텐츠웨이브, NHN벅스, 스포티파이 등 4개 통신판매사업자의 기만적인 소비자 유인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05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 250만 원, 콘텐츠웨이브 400만 원, 엔에이치엔벅스 300만 원, 스포티파이 100만 원)


이들 업체는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다크 패턴(Dark Pattern)'을 사용해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를 유도하거나,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의 '꼼수' 동의…결제 버튼에 숨긴 가격 인상


쿠팡은 유료 멤버십(와우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기만적인 방법으로 기존 고객의 동의를 유도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16일부터 쇼핑몰 앱 초기화면에 가격 인상 동의 팝업창을 띄웠다. 


이 과정에서 즉시 동의를 의미하는 '동의하고 혜택 계속 받기' 버튼은 눈에 잘 띄는 파란색으로 화면 중앙 하단에 크게 배치했다. 


동의를 보류하는 '나중에 하기' 버튼은 알아보기 힘든 흰색으로 우측 상단에 작게 표시했다.


상품 결제 단계에서는 더 교묘했다. 소비자가 무심코 누르던 기존 파란색 '결제하기' 버튼 문구를 '(가격인상에) 동의하고 구매하기' 등으로 몰래 바꿨다. 


가격 인상 동의를 보류하는 '나중에 결정하고 구매하기' 버튼은 배경과 같은 흰색으로 만들어 파란색 버튼 바로 위에 배치해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격 인상에 동의하게 되거나, 동의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쿠팡의 '동의하고 혜택 계속 받기'와 '나중에 하기'



"해지는 되는데 환불은 NO"…웨이브·벅스의 숨바꼭질


콘텐츠웨이브와 NHN벅스는 소비자의 정당한 환불 권리를 방해했다. 이들 업체는 구독 서비스 해지 방식으로 '일반해지'와 '중도해지' 두 가지를 운영했다. 


일반해지는 다음 달부터 결제가 안 되도록 예약하는 것이고, 중도해지는 즉시 해지하고 남은 기간만큼 환불받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용권 구매나 해지 단계, FAQ 페이지 등에서 환불이 가능한 '중도해지'가 가능하다는 사실과 그 방법, 효과 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 


'일반해지' 중심으로 안내하며 소비자들이 중도해지를 통해 요금을 환불받을 기회를 차단한 것이다.


(콘텐츠웨이브웹브라우저 화면(이용권) 


NH벅스 웹 이용권 해지 화면


정보제공 '깜깜'…벅스·스포티파이의 '배짱 영업'


NHN벅스와 스포티파이는 상품 및 거래조건에 관한 중요 정보 제공 의무를 위반했다. 


이들은 '벅스' 및 '스포티파이' 웹브라우저와 모바일 앱에서 유료 이용권을 판매하면서 계약 체결 전 소비자가 알아야 할 청약 철회의 기한, 방법, 효과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거나 고지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이버몰 운영자의 신원 표시 의무도 위반했다. 


월정액 기반의 유료 구독형 멤버십 상품인 'Spotify Premium 멤버십'을 판매하면서 웹과 모바일 앱 초기화면에 상호, 대표자 성명,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기본적인 사업자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영업한 것이다.






구독경제의 그늘, '다크 패턴'의 덫


이번 사태는 구독 경제의 급성장 이면에 숨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를 유도해 이익을 취하는 '다크 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의 경우, 가입은 쉽지만 해지는 어렵게 만드는 복잡한 절차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넷플릭스, 왓챠 등 다른 구독 서비스 사업자들이 '중도해지'를 도입하지 않고 '일반해지'만 허용하는 행위가 법 위반인지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구독 경제 모델에서 어떤 해지 방식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 판단하기 어렵고, 관련 법규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업자들의 행태를 막기 위해서는 구독경제시장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소비자의 해지권을 명확히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공정위는 향후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시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계대출동향] 2025년 '빚투 브레이크'...가계대출 37.6조 ↑로 증가폭 둔화 지난해 대한민국 가계부채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7.6조 원 증가했다. 2024년 증가폭 41.6조 원보다 4조 원가량 줄어든 액수로 연간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다.정부의 일관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GDP 대비 가계부채비...
  2. [수출입동향] 2025년 12월 수출 695억 달러로 역대 최대…반도체가 끌고 무선통신기기가 밀었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무선통신기기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6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다.수입은 4.6% 늘어난 574억 달러를 기록했..
  3.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1월 소비심리 훈풍…'집값·금리 상승' 전망도 꿈틀 2026년 새해, 소비 심리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로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과거 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6개월 전과 비..
  4. [한국은행 경상수지] 2025년 11월 122억 달러 흑자...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조선업 훈풍 2025년 11월, 대한민국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1월 흑자 규모를 1018억2000만 달러가 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한 60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외화 유입을 주도했고, 수입은 468억 달러로 0.7% 감소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구조 속에 상품수지는 1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전체 경상수지 개선을 ...
  5. [경제포커스] 연봉 올랐는데 실수령액은 그대로?…2026년 건보료·국민연금 동반 인상 김당황 씨는 지난달 연봉협상에서 5% 인상이라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1월 월급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실수령액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연봉은 올랐는데 통장에 들어온 돈은 지난해 12월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월 월급날을 예상한 김 씨의 스토리다. 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