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발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발표했다
| 실질 GDP 속보치는 분기 마지막 월의 실적 자료를 모두 이용하지 못해 추후 공표할 GDP 잠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
한국 경제가 2025년 연간 1.0% 성장을 힘겹게 달성했다. 웃을 수만은 없는 성적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 감소하며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3분기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경제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주춤한 것이다.
한국은행 발표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민간소비는 살아나는데…건설·수출이 발목 잡았다
4분기 GDP를 끌어내린 주범은 건설투자와 수출 부진이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위축되면서 전기 대비 3.9%나 급감했다.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들며 1.8% 감소했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출 전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끌어왔던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등의 부진으로 2.1% 감소했다. 수입 또한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1.7% 줄어들며, 교역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경제를 지탱한 건 소비였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 소비가 줄었음에도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며 0.3%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확대 등으로 0.6% 늘어났다. 소비의 회복세는 완만했고 투자 감소는 가팔라, 실질 성장 성장이 둔화됐다.
한국은행 발표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농림어업 쑥, 건설업 뚝…엇갈린 산업 성적표
산업별 희비도 엇갈렸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호조로 4.6% 성장하며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업은 건물과 토목 건설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5.0%나 뒷걸음질 쳤다.
제조업 역시 운송장비와 기계 생산이 줄어들며 1.5% 감소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 부진으로 무려 9.2%나 급감했다.
서비스업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은 부진했지만, 금융 및 보험업과 의료·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하며 0.6% 증가했다.
실질 GDI, GDP 성장률 웃돌아…체감 경기 나쁘지 않다?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됐다.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0.3%)을 상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실질 GDI는 1.7%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1.0%)보다 높았다. 이는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는 등 교역 조건이 개선된 덕분이다.
지표상 성장률 둔화에도 국민들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의 구매력은 다소 나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안심하기엔 이르다. 4분기 역성장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와 수출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2026년 경제 전망도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