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원화대출 부문별 연체율 추이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25.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61%였다.
전월(0.57%) 대비 0.04%p, 전년 동월(0.53%) 대비 0.08%p 상승한 수치다. 신규연체 발생액(2.9조 원)이 연체채권 정리규모(1.8조 원)를 1조 원 이상 압도하며 전체 연체 규모가 커졌다.
고금리·고물가에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과 가계가 늘면서 한국 경제의 '돈맥경화'를 알리는 위험 신호가 켜졌다.
8월 연체율 0.61%...연체 시계 '빨리 감기'
은행 연체율은 통상 은행이 분기 말(3·6·9·12월)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며 하락하고, 다음 달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6월 0.52%였던 연체율은 7월 0.57%, 8월 0.61%로 두 달 연속 올랐다.
문제는 속도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0.53%)과 비교하면 0.08%p나 높다.
8월 중 신규연체율(신규연체/전월말 대출잔액)은 0.12%로, 전월(0.11%) 대비 0.01%p 상승했다. 부실 위험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위험한' 중소기업...연체율 0.89%, 자영업자도 '휘청'
가장 위험한 뇌관은 기업대출, 특히 중소기업이다. 8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전월(0.67%) 대비 0.06%p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5%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0.01%p 상승)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9%까지 치솟으며 전월(0.82%) 대비 0.07%p나 급등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97%로 1%대에 육박했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0.78%를 기록, 전월(0.72%) 대비 0.06%p 오르며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2014.8.~2025.8)
신용대출 0.92%...가계 빚 '뇌관' 될까
가계대출 연체율도 빨간불이 켜졌다. 8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0.43%) 대비 0.02%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전월 대비 0.01%p 상승),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92%나 됐다.
이는 전월(0.86%) 대비 0.06%p나 급등한 수치로, 1% 돌파를 눈앞에 뒀다.
'연체율의 역습'... 소비·투자 '꽁꽁', 은행도 '비상'
연체율 상승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의 '악순환 고리'를 촉발한다.
즉각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은행은 부실에 대비해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수익성이 나빠지고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돌입하면, 대출 문턱이 높아져 '신용경색'이 발생한다.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높은 연체율 탓에 신규 대출은커녕 기존 대출 연장도 어려워진다. 한계기업의 줄도산과 고용 시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대출 연체 증가는 가처분소득 감소를 의미한다. 빚 갚기에 허덕이는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가 위축돼 내수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
김은성 은행감독국 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대내외 환경은 불확실하다. 은행들이 부실채권 상매각, 충당금 확충 등을 해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