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배 현대로템 사장(현대로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가 연초 내건 상생의 약속을 과감한 실천으로 증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지상에서 우주까지' 도약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당시 그는 수출 규제 해소를 위한 핵심 부품 국산화 확대와 협력사와의 긴밀한 상생 협력을 핵심 과제로 콕 집어 주문했다. 방산 수출 확대의 든든한 기반을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으로 다지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그로부터 불과 두 달 뒤 현대로템은 구체적인 청사진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6일 창원공장에서 67개 협력사가 참석한 가운데 '2026 현대로템 디펜스 상생협력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대표는 환영사에서 파트너사를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명명했다. 협력사의 성장이 곧 현대로템의 성공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K-방산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이끌 파격적인 지원책을 쏟아냈다.
국산화 성과 100% 환원…파격적인 상생성과공유제 도입
가장 눈에 띄는 혁신은 이익 배분 방식의 변화다. 현대로템은 올해부터 '상생성과공유제'를 전격 도입한다. 해외 사업 신규 수주 과정에서 수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협력사에게 직접적인 보상을 주는 파격적인 제도다.
협력사가 땀 흘려 부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첫 계약을 맺으면 발생한 비용 절감분의 100%를 당해 연도에 해당 기업에 고스란히 돌려준다. 이듬해에도 절감분의 50%를 추가로 환원한다.
일회성 보상에 그치지 않는다. 국산화 부품이나 기술 거래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협력사의 수주 물량을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 중소 협력사가 안심하고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한 셈이다.
현대로템이 6일 창원공장에서 '2026 현대로템 디펜스 상생협력 컨퍼런스'를 열고 협력사의 부품 국산화와 미래 첨단무기 연구개발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현대로템)
동반성장펀드 1500억 껑충·R&D 2000억 수혈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협력사의 숨통을 틔워줄 든든한 돈줄도 열렸다. 현대로템은 기존 700억 원 수준이던 동반성장펀드를 1500억 원 규모로 2배 이상 훌쩍 키웠다.
협력사가 자금을 요청하면 금융기관에 예탁된 재원을 바탕으로 투자 및 운영 자금을 저금리로 내어준다. 신한은행과는 3자 간 업무협약을 맺고 무역금융지원, 보증, 대출 우대금리 등 촘촘한 상생 금융망을 완성했다.
미래를 위한 협력사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도 거액을 쏟아붓는다. 내년까지 2년간 2000억 원의 실탄을 투입한다. 이 자금은 이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한 항공우주 분야 진출을 비롯해 차세대 유·무인 지상무기플랫폼,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성능 개선에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전담 조직 신설로 밀착 관리…기술·인력 유출 원천 차단
자금 지원을 넘어 기술 자립을 돕는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의체를 꾸려 맞춤형 기술 교류를 주선한다.
현대로템 기술교육원의 문턱도 활짝 열었다. 올해만 5600명 이상의 협력사 임직원에게 품질, 생산, AI 활용 등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맞춤형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어렵게 쌓아 올린 방산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한 방패막이 역할도 자처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핵심 기술과 인력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모의 해킹 등 전문 보안 컨설팅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회사 내부 윤리규범에 협력사 인력 유출 금지 조항까지 명문화했다.
조직 역시 확 바꿨다. 구매본부 직속으로 상생협력실과 상생협력팀을 아예 새로 꾸렸다. 전담 컨트롤타워를 통해 협력사와의 현장 밀착형 소통과 지원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