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흥국저축은행, CCC등급에 부실 대출…금감원, 경영유의사항 등 무더기 제재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11 13:06:06

기사수정
  • - 타인 명의 불법 대출·부실 심사 적발
  • - 780억 유가증권 '손실 한도' 없이 운용
  • - 특정 주식 110억 '집중 투자'
  • - PF대출 조건 악화에도 이사회 패싱


흥국저축은행


흥국저축은행이 타인의 명의를 이용한 불법 대출을 실행하고, 신용등급 'CCC'의 부실기업에 수십억 원의 추가 대출을 감행하는 등 총체적인 내부 통제 부실을 드러내며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았다. 


이에 금감원은 28일 흥국저축은행 임원 1명에 '주의', 관련 퇴직자 1명에 '주의 상당' 조치를 했다. 이와 함께 유가증권 운용, 여신 심사, 이사회 의결, 내부 감리 4개 부문에 걸친 '경영유의사항'을 통보하며 사실상 붕괴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요구했다.



알면서도 타인 명의 불법 대출·부실 PF 심사


흥국저축은행의 불법 행위는 대담했다. '상호저축은행법' 제18조의2는 타인의 명의를 이용한 신용공여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은행은 2024년 4월 17일 A사에 25억 원을 대출하면서, 이 자금이 실제로는 B사에 대한 대여나 B사의 기존 대출 상환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사의 명의를 이용해 대출을 취급한 것이다.


여신 심사 기능 역시 마비 상태였다. 2020년 3월 31일, 차주 C사의 물류창고 신축을 위한 190억 원 규모의 PF대출을 주간하면서, 신용위험 평가의 핵심인 '투입 자기자본' 증빙 서류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해당 서류가 진위 여부가 의심되는 문서였음에도 은행이 이를 확인하지 않고 대출을 실행해 상환 능력 심사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CCC등급' 부실기업에 45억 추가 지원


부실기업에 대한 '묻지마'식 신용대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은행은 2021년 1월 21일, 재무상태가 부실한 차주에 대해 실 경영주의 채무 인수를 조건으로 15억 원의 신용대출을 취급했다. 


이후 해당 차주가 자본잠식에 이르고 신용등급이 'CCC'까지 추락해 사실상 상환 능력이 바닥났음에도, 은행은 2021년 8월 13일과 2024년 2월 23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억 원의 신용대출을 추가로 실행했다. 부실기업 하나에 45억 원(3건)의 신용대출을 내준 것이다.



780억 운용에 손실 한도 전무…110억 몰빵 투자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무너져 있는 것이다. 흥국저축은행은 이사회에서 유가증권 중 주식에 대해서만 투자 한도를 정했을 뿐, 다른 유가증권에 대해서는 투자 한도를 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떠한 유가증권에 대해서도 '손실 한도'를 설정하지 않은 채 2025년 3월 말 기준 780억 원을 운용했다. 


특히 2024년 5월부터 2025년 3월 사이 상장주식인 'A투자증권' 한 종목에만 110억 원을 쏟아부어 분산 투자 원칙마저 위배했다.



이사회 패싱한 PF, 유명무실 여신 감리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도 패싱당했다. 은행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4월 사이 19개 PF 사업장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이자 유예, 금리 인하 등 여신 조건을 당초보다 악화시켰다. 


이는 이사회 승인이 필수적인 중요 사항 변경임에도, 여신심사위원회에만 부의하고 이사회 승인을 득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내부 감시 기능 역시 유명무실했다. 여신 감리업무는 여신 승인 부서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신감리팀 구성원이 여신관리팀 업무를 겸직하게 했고, 심지어 여신 취급 및 승인을 담당하는 임원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감시자가 감시 대상의 지시를 받는 구조로, 여신 감리업무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불법 대출부터 부실 심사, 유명무실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까지, 흥국저축은행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근본적인 경영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제재와 함께 경영유의사항을 통보하며 투자 한도 및 손실 한도의 구체적인 마련, 객관적 기준에 근거한 여신 심사 강화, 이사회 부의 기준 마련, 여신 감리업무의 독립성 확보 방안 마련 등을 강력히 주문했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1월 이후 '달러 약세에도 원화 뒷걸음' 2026년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훈풍이 불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국 증시는 상승세를 탔으며 '킹달러'의 위세도 한풀 꺾여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환시장의 풍경은 달랐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
  2. [관세청 수출입현황] 2026년 1월 수출 658억달러 ‘역대 최대’…8개월 연속 증가 2026년 1월 수출이 658억 달러로 역대 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확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8% 증가한 658억 달러, 수입은 11.6% 늘어난 571억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8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월 수출은 반도체와 승용차 등 주력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8개...
  3.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2026년 1월 코스피 5300시대 개막…펀드 91.9조 유입 2026년 새해 벽두.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자금이 대이동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는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증시를 향한 투자 자금은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유례없는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펄펄 끓어오르자 시중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쫓아 방향을 튼 결과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 기조 속에 주춤.
  4.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2월 경기 훈풍 탄 소비자심리지수 112.1…전월 대비 1.3p ↑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을 기록했다. 1월 110.8에서 1.3p 상승한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2003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 평균보다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경제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가 뚜렷하게 확산하고 있다.경기 판단·전...
  5. '60% 마진의 기적' 삼천당제약, 아일리아 시밀러로 화려한 부활 오랫동안 공들여온 연구개발의 씨앗이 마침내 황금 열매를 맺었다. 삼천당제약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수익성을 증명하며 흑자 전환 드라마를 썼다. 그 중심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글로벌 안과 질환 치료제)가 있었다.삼천당제약(10일 발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8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