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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에 PF 부실 관리까지 구멍투성이 DB손보...금감원, 경영유의 등 18건 무더기 제재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24 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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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념품 납품 걱정에 경쟁입찰 패싱
  • - 소멸시효 지난 줄 모르고 소송 걸었다 패소
  • - 부동산 PF서 '양호' 남발…리스크 관리 부실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주먹구구식 계약 체결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부실, 엉터리 소송 관리 등 내부통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13일, DB손해보험에 대해 경영유의 6건과 개선사항 18건이라는 대규모 제재를 내렸다.



'물건 조잡할까 봐' 수십억대 '묻지마' 수의계약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투명해야 할 계약 업무가 불투명하게 처리됐다는 점이다. DB손해보험은 창립기념품 등 8건, 37억 원 규모 구매 계약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이유가 황당했다.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단지 '조잡한 물품 납품이 우려된다'는 것이 수의계약 사유였다.


건물관리 위탁계약 4건 역시 '갑작스러운 업체 교체가 불리하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무려 105건의 계약에서는 수의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정 가격인지 따져보는 '예정가격'조차 산정하지 않았다. 회사의 돈이 효율적으로 쓰였는지 확인할 길이 막힌 셈이다.



소멸시효 지난 것도 모르고 소송 남발...패소로 망신


법무 관리 시스템도 엉망이었다. 보험사가 고객을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은 신중해야 함에도, 실무 부서가 임의로 판단해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특히 채권 소멸시효가 지났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한 사례가 4건, 소를 취하한 사례가 3건이나 확인됐다. 실무 부서에 대한 교육도 없었고, 본사 재점검 절차도 미흡했던 탓이다.


'착오 지급이 명백한 경우' 소송심의위원회 심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판단 기준이 모호해 실무 부서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소송을 걸었다가 진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패소액이 3000만 원 이상인 중요 소송 결과 23건을 금감원에 보고조차 하지 않거나, 최대 259일이나 늦게 보고하는 등 보고 체계도 작동하지 않았다.



위험한 부동산 PF에 '양호' 등급...리스크 관리 구멍


금융권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PF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DB손보는 손해보험협회의 모범규준보다 완화된 자체 기준을 적용해 PF 사업성을 평가해 왔다.


실제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거나 매입 확약 취소 가능성이 있어 사업성 저하가 우려되는 사업장에 '양호'를 부여하는가 하면, 최초 조건 기준으로는 연체임에도 이자 수취 방식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보통'을 매기는 등 부실한 평가가 이뤄졌다.


또한, 브릿지론이나 해외 부동산 PF 같은 고위험 투자 부문에 대해 별도의 한도 관리 절차를 두지 않아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 적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대상포진 보험금 3배 올려놓고 '사기 위험 낮다?'


보험인수심사(언더라이팅) 과정에서도 안일한 태도가 확인됐다. 2023년 4월, 대상포진 진단비를 1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올리면서 담당 부서는 "실제 비용보다 초과 보험금 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정작 보험사기 영향평가표에는 "사기 취약 요인이 낮다"고 체크하며 상품 개정을 강행했다. 영업 경쟁을 위해 리스크 관리를 뒷전으로 미룬 것이다.


이밖에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 등 거수기 역할에 그쳤으며, 민감한 의료 정보를 수집하면서 고객에게 거부 시 불이익을 명확히 알리지 않는 등 개인정보 처리 절차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DB손보에 계약 체결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동산 PF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며 무더기 제재를 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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