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2018년 10월, 미국 LA의 한 골프리조트로 IBK투자증권 직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들은 펀드 판매 대가로 비행기 티켓, 호텔 숙박비, 각종 체제비까지 받았다. 그리고 골프장에서 '굿샷'을 외쳤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BK투자증권 직원들은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약 1년 동안, A자산운용사 펀드 판매에 전력을 쏟았다.
"고객님, 요즘 이 상품이 대세입니다." 같은 말을 했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고객 자금은 썰물처럼 해당 펀드로 흘러 들어갔다. 1년 만에 팔아치운 펀드 규모만 무려 526억 원이나 됐다.
LA로 날아간 '포상 휴가'…실상은 리베이트 성격
대가는 달콤했다. 50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자 보상이 떨어졌다. 판매가 종료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10월 9일, 판매 우수 직원 등 3명은 닷새간의 일정으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정은 화려했다. 국제선 항공권은 물론이고 현지 골프리조트 숙박비, 먹고 마시는 체재비까지 모두 공짜였다.
경비 880만 원 상당은 모두 펀드 운용사 이해관계자 주머니에서 나왔다. 명목만 연수고, 실상은 리베이트 성격의 포상 휴가였던 셈이다.
고객 이익은 뒷전···사리사욕에 눈먼 증권사 직원
자본시장법 제71조는 투자중개업자가 특정 상품 판매를 대가로 재산적 이익을 받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돈과 접대에 얽히게 되면, 고객이 아닌 직원 등에게 이득이 되는 상품을 권할 수 있어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10일, 7년 전 벌어진 이 은밀한 거래에 제재를 가했다. IBK투자증권에는 '기관주의'를 확정했고, 공짜 여행을 즐긴 직원 등에게는 '자율처리' 등 조치를 결정했다.
LA의 골프장에서 즐겼던 달콤한 휴가는 결국 금감원 제재라는 씁쓸한 청구서로 돌아왔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하는 금융사 직원이 사리사욕 앞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