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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뚝심 조현준의 선구안…美서 8000억 잭팟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2-12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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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창사 이래 최대 7,870억 규모 美 전력기기 수주 성공
  • - 멤피스공장 인수 등 조 회장의 'AI 시대' 선구안 적중
  • - "적토마처럼 질주하자"…팀 스피리트로 백년효성 조준

효성중공업이 2월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 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공급 계약을 했다.


2020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인수를 두고 효성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현지 운영 리스크 때문이었다. 


조현준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와 '싱귤래러티(Singularity·특이점)'를 내다봤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으면 미래 경쟁력도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로부터 6년 뒤. 2026년 새해 벽두 조 회장의 승부수는 잭팟으로 돌아왔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전력시장에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870억 원의 수주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전력망 시장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AI 시대, 전력은 안보"…조현준의 선구안 통했다


효성중공업이 2월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 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우연이 아니다. 조 회장이 2020년 멤피스공장 인수를 결단하고 이후 증설까지 3억 달러(약 4400억 원)를 과감하게 투자하며 현지 생산 기반을 다져온 결과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다. 멤피스공장과 초고압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


평소 조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그의 예견대로 미국은 현재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향후 10년간 전력 수요가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력망 현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효성 홈페이지


美 765kV 시장 압도적 1위…진입장벽 넘은 기술력


이번 수주로 효성중공업은 미국 내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의 지위를 굳혔다. 765kV 변압기는 고난도 설계와 고전압 절연 기술이 요구되어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해당 등급 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멤피스공장은 현지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기지다. 조 회장은 창원공장의 세계 최고 수준 품질관리 시스템을 멤피스에 그대로 이식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초대형 계약까지 성사시킨 원동력이 됐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뚫고 실적으로 증명


조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그는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 미 정관계 핵심 인사들은 물론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 등 기술 기업 리더들과도 깊은 신뢰를 쌓으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효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러한 노력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 효성중공업은 2025년 기준 매출 5조9685억 원, 영업이익 747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수주 잔고 역시 전년 대비 34% 증가한 11.9조 원이나 된다.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 HVDC(초고압직류송전) 등 미래 전력망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혼란의 야생마를 적토마로…2026년 백년효성 향한 질주


2026년 조현준 회장이 던진 2026년 신년 화두는 '팀 스피리트'와 '적토마'였다. 2일 신년사에서 올해가 '붉은 말의 해(병오년)'임을 상기시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야생마에 비유했다.


"말은 평소에 온순하지만 통제를 잃는 순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해진다. 주인이 고삐를 얼마나 제대로 쥐고 통제할 수 있는가에 따라 힘센 적토마가 될 수도 고삐 풀린 사나운 야생마가 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우리 모두 같은 방향으로 고삐를 잡는다면 올해는 혼란의 야생마가 아니라 세계 제패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적토마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 잭팟은 조 회장이 언급한 적토마가 돼 세계 시장을 제패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팀 스피리트' 강조


조 회장은 '백년효성'을 향한 핵심 가치로 '팀 스피리트'를 꼽으며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LA 다저스의 사례를 들었다.


"다저스 선수들이 보여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와 '팀의 승리를 위한 자기희생', '승리를 위한 솔직한 소통' 등의 팀 스피리트를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진심으로 실천해야 한다."


효성중공업의 이번 쾌거는 내부의 우려를 확신으로 바꾼 리더의 결단과 이를 기술력으로 실현해 낸 임직원들의 팀 스피리트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조 회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다가올 100년을 향한 새로운 효성의 길을 준비한 것이다. 미래를 향한 고삐를 더욱 단단히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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