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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지난해 '가계순저축률' 8%대 반등…'불황형 저축'의 역설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0-14 16:51:51
  • 수정 2025-10-16 2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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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경기둔화 우려에 지갑 닫았다…미래 위한 '예비적 저축' 증가
  • - 가계 재무건전성엔 '청신호',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경기엔 '경고등'

2015~2024 가계순저축률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의 그늘 속에서 대한민국 가계가 다시 저축을 늘리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순저축률'이 8.0%를 기록하며, 2023년의 6.2%에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가계가 고물가 압박에 대응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대신 미래를 위한 '비상금' 확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의 재무 건전성에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지만, 소비 위축이 내수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불황형 저축'의 역설적 경고음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가계순저축률은 한 국가의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중 세금이나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 즉 '가계순처분가능소득'에서 실제 소비하고 남은 금액(가계순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저축액을 소득으로 나눈 비율'보다 가계순저축률의 개념은 더 정교하고 복합적이다. 계산식은 '가계순저축'(분자)을 '가계순조정처분가능소득'과 '연금기금의 가계순지분증감'을 더한 값(분모)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여기서 '순조정처분가능소득'은 순처분가능소득에 정부가 무상교육이나 무상진료처럼 현물 형태로 제공하는 복지 혜택인 '사회적 현물이전'을 더한 것이다.


또한, 분모에 '연금기금의 가계순지분 증감조정액'을 더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납부한 연금액과 수령한 연금액의 차이를 반영해야 가계의 실질적인 저축 능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순저축률은 단순 저축액뿐 아니라 정부의 복지 수준, 연금 제도의 성숙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계의 실질적인 재무 건전성을 진단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이 지표는 경제 뉴스나 정부 정책 보고서에서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바로미터'로 자주 활용된다. 예를 들어, 언론은 "저축률 반등, 내수 한파 신호탄 되나" 같은 제목으로 소비 심리 위축을 경고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 지표의 변화를 통해 통화 및 재정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삼는다.


현재처럼 저축률이 상승하는 국면은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나 위기 대응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 기업의 재고가 쌓이고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다.


정부는 가계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과도한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균형을 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고용 안정과 소득 증대를 통해 가계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여 건전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계순저축률은 국민의 현재 경제 심리와 미래 준비 상태, 나아가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 건강검진표'다. 저축률의 상승이 가계의 튼튼한 버팀목이 됨과 동시에,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독'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계가 '불안'이 아닌 '희망'을 갖고 저축하고 소비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가계순저축률 8%'라는 숫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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