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슈링크플레이션'(뉴스아이즈 AI)
교촌치킨이 12일부터 순살치킨 제품의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는 기사가 나자 당장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항의글이 쏟아졌다. '교촌 병아리', '닭종원', '치킨계의 NC소프트' '안 그래도 양 작은데 더 줄였다고?'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중량으로 보면 30% 가까이 줄었고, 원재료 구성도 달라졌다. 100% 닭다리살을 사용하다 닭가슴살을 섞어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만 줄인 '슈링크플레이션'(Shrink + Inflation)으로 가격을 올리면 바로 눈치를 채니 양을 줄여 물건값을 간접적으로 올리는 방법이다. '기만적 가격인상', '눈속임'이라는 말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2015년 1월 트위터에서 "코카콜라와 펩시가 캔 크기를 줄여 교묘하게 가격을 올렸다. 슈링크플레이션"이라 명명하며 알려진 말이다. 그전에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란 말을 주로 사용했다.
교촌치킨은 2018년 배달비 2,000원을 받기로 하며 사실상 치킨 가격을 올렸다고 비판 받기도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최초 배달비 유료화였다. 2022년에는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치킨 중량이 적다고 알려지며 치킨값 인상의 원흉으로 미움받았다. '교촌은 병아리치킨'이라는 말도 그때 얻은 멸칭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의 원조는 제과업체들이다. 1997년 IMF 이후 일부 제과업체가 과자 양은 줄이고 질소 양을 늘려 포장해 팔며 '질소과자' 타이틀을 따냈다. 이후에도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덤으로 왔다", "과자봉지에 질소가 70%다" 같은 말들이 있었는데 급기야 일이 커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2014년 대학생들이 과자봉지 160여 개를 붙여 만든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기로 한 것이다. 시민 수백명은 현장으로 달려와 이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교촌의 결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경기가 안 좋을 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슈링크플레이션인데, '가격 인상' 문제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으면서도 또 이런 기획을 했다는 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두 번 속으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공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