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 2025년 11월(잠정)
10월,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던 생산자물가가 11월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김장철을 앞두고 우려를 낳았던 채소류와 축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았지만,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뛰고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10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9% 올라, 산업 전반의 비용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 상승, 전년동월대비 1.9% 상승
농축산물 하락이 식탁 물가 하락 주도
농림수산품 지수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전월 대비 2.1% 떨어지며 10월(-4.2%)에 이어 하락 기조를 유지했다. 식탁 물가를 위협하던 농산물(-2.3%)과 축산물(-2.6%)이 나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세부 품목을 보면, 샌드위치나 쌈 채소로 수요가 많은 상추 가격이 전월 대비 42.7%나 폭락하며 가격 거품이 완전히 꺼졌다. 쌀 가격도 햅쌀 출하 등의 영향으로 3.7% 하락했다.
축산물 역시 쇠고기(-4.6%)와 돼지고기(-4.1%)가 동반 하락하며 장바구니 부담을 한결 덜어줬다. 다만 수산물은 수요가 늘어난 기타어류(33.2%)가 급등하며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11월 식료품및에너지이외지수는 전월대비 0.3% 상승, 전년동월대비 1.9% 상승
경유 10%·휘발유 5% 껑충…기름 부은 공산품
농산물이 물가를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공산품의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11월 공산품 지수는 전월 대비 0.8% 오르며 10월(0.2%)보다 상승 폭을 네 배나 키웠다. 상승의 주범은 단연 에너지와 반도체였다.
지난달 하락세를 보였던 석탄및석유제품은 국제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며 한 달 만에 5.0% 급등세로 돌아섰다.
산업 현장의 혈액인 경유가 10.1% 치솟았고, 휘발유도 5.1% 올랐다. 여기에 반도체 열기도 식지 않았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는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특히 DRAM은 15.5%, 플래시메모리는 23.4% 폭등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생산자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단풍철 끝나니 숙박비 하락…주식 투자에 적극
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1% 강보합을 보였다. 10월 가을 나들이객 증가로 들썩였던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2%)는 단풍철이 지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호텔(-6.6%)과 관광숙박시설(-7.6%) 이용료가 큰 폭으로 내리며 제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반면 금융 및 보험 서비스는 1.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말 증시 활황 등의 기대감으로 위탁매매수수료가 4.5% 상승한 영향이 컸다. 운송 서비스(0.1%)에서는 항공화물(4.8%) 운임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유가 상승분 반영과 반도체 가격 강세가 겹치면서 공산품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