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같은 물인데 왜 더 비싸?…고삐 풀린 생수 가격, 100mL당 1.7배까지 차이 보여
  • 김상우 기자
  • 등록 2026-03-11 13:34:58

기사수정
  • - 쿠팡 탐사수, 9개 수원지 무작위 배송하며 '깜깜이'
  • - 생수 64% 온라인서 유통기한 확인 불가, 가독성 꽝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 브랜드 28개를 조사한 결과 제조원과 수원지, 성분 함량이 동일해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달랐다. 일부 제품에서는 브랜드에 따라 100mL당 가격은 최소 43원, 최대 72원으로 약 1.7배 차이를 보였다. 

  • 물에도 이름값이 붙는다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먹는샘물 시장 규모는 3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하지만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는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갉아먹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유통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28개 생수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겉모습만 다를 뿐 사실상 똑같은 물이 널뛰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물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무작위로 배송하는 '깜깜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롯데칠성 아이시스8.0 vs 쿠팡 탐사수, 1.7배 차이


소비자들은 보통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지갑을 연다. 하지만 생수 시장에서는 브랜드가 곧 품질을 담보하지 않는다


가장 극적인 사례가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과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탐사수 무라벨'이다두 제품은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에 있는 (주)로터스라는 동일한 제조원에서 생산된다당연히 칼슘, 나트륨 등 무기물질 성분 함량도 완전히 똑같다.


하지만 가격표는 천양지차다. 500mL 40개 묶음 기준으로 아이시스8.0은 1만4440원에 팔리고 있지만 탐사수 무라벨은 8590원이면 살 수 있다똑같은 물을 마시면서 롯데칠성이라는 브랜드 로고 값으로 1.7배(67.4%)나 더 비싼 돈을 내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수원지 표시 사례]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 브랜드 28개를 조사한 결과 제조원과 수원지, 성분 함량이 동일해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달랐다.


한국청정음료 몽베스트의 이름값 뻥튀기, 가야워터보다 22.9% 비싸 


이런 현상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경기도 포천시 한국청정음료를 공통 수원지로 하는 한국청정음료의 '몽베스트 무라벨'과 웅진식품의 '가야 워터'를 비교해 보자500mL 40개 묶음 기준으로 몽베스트 무라벨은 1만1700원이지만 가야 워터는 9490원으로 22.9% 더 싸다.


재미있는 점은 용량이 커지면 가격 역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2L 12개 묶음의 경우 몽베스트(8900원)가 가야 워터(9800원)보다 오히려 저렴해진다


소비자는 자신이 마시는 물이 어디서 왔는지, 브랜드 명성에 가려진 실제 가치는 얼마인지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꼼짝없이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쿠팡 탐사수의 '수원지 룰렛'…최대 9곳 섞어서 배송


온라인에서 생수를 주문할 때는 '수원지 룰렛'을 감수해야 한다배송받을 때까지 내가 마실 물이 어디서 왔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조사 대상 28개 브랜드 중 12개(43%)가 이런 식의 무작위 배송을 하고 있었다.


특히 쿠팡의 '탐사수'는 그 정도가 가장 심했다이 제품은 운주산, 구룡산, 가지산 등 무려 9곳의 수원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온라인 안내 페이지에는 "아홉 곳 수원지의 상품이 랜덤으로 발송됩니다"라는 무책임한 문구만 달랑 적혀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완전히 묵살당한 채 유통업체의 재고 상황에 따라 아무 물이나 받아 마셔야 하는 형국이다동원F&B의 '동원샘물'과 '웨이크업뷰티', '아쿠아포레' 역시 6곳의 수원지를 명시해 놓고 무작위로 배송하고 있었다.


[온라인 유통기한 표시 사례]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 브랜드 28개를 조사한 결과 제조원과 수원지, 성분 함량이 동일해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달랐다.


유통기한은 알아서 찾아라?…온라인 정보 제공 낙제점


생수의 생명인 신선도 확인도 온라인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다실물을 직접 볼 수 없기에 정확한 유통기한 제공이 필수적이지만 조사 대상 브랜드 중 18개(64%)가 이를 외면했다.


롯데마트의 '오늘좋은 미네랄워터', 이마트의 '노브랜드 미네랄워터', GS25의 '유어스 지리산 맑은샘물' 등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생수들마저 "제조일로부터 12개월"이라는 두루뭉술한 안내만 올려놓았다


정확한 제조일자는 "용기 상단 표시"라며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반면 웅진식품의 '가야워터'는 최소 소비기한을 명시해 소비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대조를 이뤘다.



숨은그림찾기 된 무라벨 생수…가독성 엉망진창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2026년 1월 라벨 없는 생수 판매가 의무화됐다하지만 무라벨 제품들의 정보 가독성은 낙제점 수준이다.


소비자원 점검 결과, 낱개로 판매되는 무라벨 생수들은 제품 필수 정보를 병마개 비닐에 개미만 한 글씨로 인쇄해 놓았다


심지어 투명한 페트병 표면에 음각 형태로 글자를 새겨 넣어 사실상 맨눈으로는 읽을 수조차 없는 제품들도 수두룩했다소비자원은 가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마개에 QR코드를 도입하는 등의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을 사업자들에게 강력히 권고했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1월 이후 '달러 약세에도 원화 뒷걸음' 2026년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훈풍이 불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국 증시는 상승세를 탔으며 '킹달러'의 위세도 한풀 꺾여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환시장의 풍경은 달랐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
  2. [관세청 수출입현황] 2026년 1월 수출 658억달러 ‘역대 최대’…8개월 연속 증가 2026년 1월 수출이 658억 달러로 역대 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확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8% 증가한 658억 달러, 수입은 11.6% 늘어난 571억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8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월 수출은 반도체와 승용차 등 주력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8개...
  3.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2026년 1월 코스피 5300시대 개막…펀드 91.9조 유입 2026년 새해 벽두.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자금이 대이동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는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증시를 향한 투자 자금은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유례없는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펄펄 끓어오르자 시중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쫓아 방향을 튼 결과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 기조 속에 주춤.
  4.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2월 경기 훈풍 탄 소비자심리지수 112.1…전월 대비 1.3p ↑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을 기록했다. 1월 110.8에서 1.3p 상승한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2003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 평균보다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경제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가 뚜렷하게 확산하고 있다.경기 판단·전...
  5. [수출입동향] 2026년 2월 역대급 수출 터졌다…반도체 타고 일평균 첫 30억 달러 수출 2026년 2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한 674.5억 달러를, 수입은 7.5% 늘어난 519.4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무려 155.1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대한민국 무역 역사상 전 기간을 통틀어 월간 기준 최고 흑자 규모다. 수출은 9개월 연속 해당 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3개월 연속 무역흑자 행진도 이어갔다. 설 연휴 탓에 조업일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