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KTV 캡처)
지금, 트럼프는 대한민국을 몰아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관세전쟁에서 트럼프는 수세에 몰렸다. 중국, 일본 유럽 그 어느 나라에게도 시원한 결과를 획득하지 못했다. 멕시코, 캐나다로 시작한 큰 목소리는 중국을 만나며 주춤해졌다. 이어진 일본과의 협상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했다.
시간은 트럼프 편이 아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만만한 나라가 필요하다. 그 나라가 대한민국인가? 그런 모양이다. 전화 한 통에서 대통령 출마를 언급해 주니까 스스로 트럼프의 갈증을 해갈해 줄 인물이 나타났다. 그가 바로, 모 외국 언론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맞설 생각이 없다"고 한 한덕수 국무총리다.
그렇다. 한덕수는 국무총리다. 대통령이 아니다. 소극적 권한행사를 적극적 권한행사로 일을 벌인 바가 있고 여전히 소극과 적극을 거꾸로 아무렇지 않게 구사하는 신공을 펼치고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국민이 표를 주지 않은 그러니까 선출직이 아니다. 가장 소극적 권한행사에 임해야 할 공무직 공무원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추후 벌어질 수사에 의해 처할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선거를 관리해야 할 심판이 선수로 뛰겠다는 목적으로 나라를 위태롭게 빠뜨릴 위험천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한덕수의 명을 받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미국 시각) 두 나라가 '7월 패키지'를 마련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조치가 종료되는 7월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부분 합의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덕수와 최상목은 이 협상에서 마무리할 자리에 없을 것이다. 6월 4일이면 새 정부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차기 정부가 위와 같이 관문을 열어젖힌 뒤처리를 해야 하는 셈이다.
문을 지금 왜 열어주는가? 새 정부가 출발하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협상을 미룰 명분을 삼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한덕수는 미리 문을 열어버렸다. 자신이 마무리할 수 없는 시간 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문을 연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처한 처지를 벗어날 수단으로 나라의 정책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관망이 틀린 것 같지 않다. 곧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 태세이기 때문이다. 행보도 마치 선거에 돌입한 행보다. 의심이라면 아니 오해라고 의사를 표명하려면 간단하다. 불출마 선언을 하면 된다. 곧 있을 선거에 중립적 심판석에 앉아서 제대로 일을 하겠다고 밝히면 될 일이다. 그러나 침묵이다. 오히려, 당장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태세다.
트럼프도 25일 <타임>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3, 4주 내 관세 협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이는 7월8일 이전에 끝내겠다는 의지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한미 협의 뒤 "agreement on understanding"을 빠르게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인들은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다"고도 했다.
그러나 최선의 제안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조선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했고 미국이 만족했다는 내용만 나타났다.
게다가 알래스카 엘엔지(LNG) 개발도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것으로 협의한 모양새다. 이도 마찬가지다. 이미 손 털고 나간 나라들 대신 왜 우리가 뛰어들려 하는가? 따지고 또 따져도 될 만큼 넉넉한 시간이 있고 그 후에 참여해도 될 여지가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에너지 확보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활짝 열 기회'라고 홍보하는 걸 보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매우 많다.
한덕수의 대권 도전에 이렇듯 나라의 중대사가 이용되면 곤란하지 않을까? 단순히 대권 도전의 전략이 아니라 매국이라는 목소리에 지금은 귀를 활짝 열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