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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칼럼] 장애, 예술에 말을 걸다① '장애예술' 여전히 낯설다
  • 김형희 화가
  • 등록 2026-01-21 00:00:01
  • 수정 2026-03-17 13: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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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술의 본질과 경계를 다시 묻는 장애예술
  • - 세계 인식하고 표현하는 미학적 자원'

김형희 화가가 임상미술치료를 하고 있다(작가 제공)

'장애예술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정의의 문제가 아니다. 예술이 무엇이며 예술이 누구의 경험을 언어로 삼아왔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예술(Disability Arts)'이라는 용어는 여전히 낯설고 종종 '장애인이 하는 예술' 혹은 '복지 차원의 예술활동' 정도로 축소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은 장애예술의 철학적·미학적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주체 구분의 문제가 아닌 예술의 본질과 경계를 다시 묻는 하나의 사유 방식이기 때문이다.



왜 장애인의 표현은 항상 치유의 대상으로 읽히는가

왜 장애인의 삶은 예술이 아닌 감동 사례로 소비되어야 하는가


장애예술의 역사는 1970~1980년대 영국에서 전개된 '장애인권리운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당시 장애인의 예술활동은 주로 치료나 재활의 맥락에서 이해되었고 예술은 복지 서비스의 일부로 기능했다. 


장애 예술가들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장애예술은 복지의 언어를 거부하고 정체성과 정치, 미학의 언어로 재정의하며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닌 예술 자체에 질문하기 시작했다.


김형희 화가가 임상미술치료를 하고 있다(작가 제공)

무엇이 예술로 인정되는가

어떤 몸과 감각이 예술의 규범이 되어왔는가


장애예술은 종종 장애를 극복한 개인의 서사, 즉 관객에게 눈물을 주는 이야기로 소비되며 이때 예술은 사라지고 장애인의 삶이 구경거리가 된다. 이러한 감동 중심의 소비 구조에는 동정의 시선과 정상/비정상의 위계, 극복 서사가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다. 


장애예술은 감동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다른 감각과 신체 조건에서 출발한 하나의 미학적 세계를 제시하는 새로운 예술적 실천을 요구한다.


장애예술을 복지 영역으로 한정해 정책이나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 여길지 몰라도 그것이 장애예술의 본질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장애예술은 복지의 결과물이 아닌 예술의 기준 자체를 질문하는 존재며 복지의 언어가 아닌 예술철학의 언어로 다뤄져야 한다.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무엇이 예술의 언어가 되는가


'장애인예술'과 '장애예술'을 개념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예술(Art by Disabled People)'은 장애인이 창작 주체가 되어 하는 예술활동 전반이므로 작품의 주제나 형식이 반드시 장애 경험을 다루지 않아도 된다. 예술 참여권과 창작 주체성의 문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장애예술'은 장애에서 비롯된 경험과 감각, 신체성 자체가 예술의 핵심 언어가 되는 예술이다. 장애가 극복의 대상이 아닌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미학적 자원인 '다름의 예술'이다. 그것은 다른 조건에서 출발한 예술이자 예술이 인간의 경험을 얼마나 폭넓게 포용할지 시험하는 예술이다.


예술은 얼마나 많은 몸과 감각, 삶의 조건을 언어로 삼을 수 있는가. 우리가 이 질문에 답하려는 순간, 장애예술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 자체를 다시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김형희 화가

덧붙이는 글

김형희 화가는 성균관대에서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CHA의과학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상명대에서 공연예술경영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7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를 설립하고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을 지냈다. 지금은 케이디아트컴퍼니(K-Dart Company)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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