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한국 전통음식 문화로는 2013년 김장문화 이후 2번째로 한국의 장 담그기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장 담그기 문화'는 콩을 발효시켜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를 만드는 기술과 지식을 포함한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그치는 게 아닌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며 세대를 이어 왔다. 장 담그기는 콩을 삶아 메주를 띄우고 이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키는데 오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전통 방식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집집마다 고유의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유네스코는 "장 담그기가 음식 제조 기술을 넘어 가족과 사회 공동체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연대를 촉진한다"고 평가했다.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하며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과 식량 안보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등재는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진흥원, 국가유산청 등 여러 기관과 민간단체가 협력해 10여 년간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2015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를 시작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 공청회 및 포럼 개최, 합동 장 담그기 행사 등을 통해 장 담그기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해 왔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장 담그기가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며, 발효 과정에서 형성된 기술과 지혜가 건강한 식문화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23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장 담그기 문화는 현재 한류를 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장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고추장을 비롯한 장류 수출액은 2010년 3,900만 달러에서 2021년 1억300만 달러로 늘었다. 연평균 9.3% 성장률이다. 코로나 이후엔 면역력 강화와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효식품인 장류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전통 장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해외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글로벌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외 한식 홍보 활동에서 장 담그기를 적극 활용해 한국 전통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장 담그기 문화는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 가치를 더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와 산업화로 장을 담그는 집이 줄어드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