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의 공연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 공연예술조사'에 따르면, 2023년 공연예술 시장 매출은 1조 4,227억 원으로 2022년 9,725억 원보다 46.3%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66.8% 늘어난 수치로 K-컬처의 글로벌 확산과 국내 문화 소비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이후 폭발적 성장
코로나 이후 침체된 공연시장은 엔데믹 선언 이후 급격히 회복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공연 티켓 판매액은 약 6,4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2% 증가했으며, 작품 판매 수입 및 공연 출연료는 무려 185.9% 증가했다. 공연장 대관 수입도 79.7% 늘어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성장은 민간 기획사와 단체들의 활발한 지역 순회공연과 대형 공연장의 활성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은 한국 공연시장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K-팝을 중심으로 한 K-컬처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한국 공연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 같은 K-팝 스타들은 대규모 콘서트를 통해 국내외 관객을 끌어들이며 한국 공연시장의 매출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JENM이 주최하는 KCON과 같은 글로벌 K-컬처 페스티벌은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며 K-팝뿐 아니라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K-컬처는 단순히 대중음악에 국한되지 않고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공연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화 소비가 크게 증가하며 공연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문화적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면서 대중음악 콘서트와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티켓 판매량이 급증했다.
세븐틴, IU 등 인기 아티스트들의 콘서트는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공연시장의 성장은 단순히 문화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큰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공연 제작 및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이고 관광 산업과 연계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해외 관객 유치를 통해 외화 수익을 창출하며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연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대형 공연장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간 문화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공연 인프라를 확충하고 균형 잡힌 문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기술 혁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 콘텐츠 개발에도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