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의 연간 수출이 6,838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2024년 한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1.6% 감소한 6,320억 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수치가 단순히 긍정적인 경제 성과로만 해석되기에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와 외부 요인이 간과되고 있다.
수출 증가의 주요 원동력은 반도체로 전년 대비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DDR5와 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증가 덕분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 변동에 민감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와 비교하면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자동차 수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708억 달러)였다. 한국이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6.6% 성장하며 1,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며 공급을 쏟아내고 있다. 공급 과잉이 문제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에 장기적인 위협을 제기한다. 게다가 중국이 최근 반도체 및 배터리 원료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 비용 증가와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0.5% 증가하며 1,27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향후 관세 인상이나 무역 장벽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갈등(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이러한 요인은 2025년 이후 한국 수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원자재 공급망 문제는 제조업 중심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산업부는 무역보험을 250조 원으로 확대해 중소·중견기업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단기적인 지원책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가 지난해 한국의 수출 실적이 성공적인 성과처럼 말하지만 이면에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국내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잠재 성장률 하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