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과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강조하며 그룹의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금융사고가 반복됐는데 내부통제도 되지 않아 보인다. 진 회장이 거침없이 "내부통제를 신한의 그룹문화로 정착시켰다"고 했지만 금융권 선두주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고객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2024년 10월.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에 유동성 공급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편법으로 선물매매를 하다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이다. 결국 금융사고 공시를 했고 그 과정에서 손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된 사실도 확인됐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다음달인 11월에는 신한은행에서 사고가 터졌다. 13억 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법인 담보대출 과정에서 전결권자가 법인 신용평가를 과도하게 적용해 대출을 무리하게 실행해서다. 내부 감사를 하며 드러난 이 사고에 은행은 관련 직원을 형사 고발하고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진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슬로건 'Humanitas(인간다움)와 Communitas(공동체)'가 편법 선물거래나 무리하게 대출해 줄 만큼 허술한 인간다움과 공동체가 아닐 것이다. 먼저 조직의 윤리성과 관리부터 챙겨야 한다.
올해는 내수부진과 수출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가 예상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은 물론 산업생태계 변화에 신한은행이 '일류신한'을 만들려면 진 회장이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의무를 다하는 데 인생의 모든 훌륭함이, 의무에 소홀한 데 인생의 모든 추함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