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스님 지음 / 후남 셀만 글 / 양혜영 옮김 / 베로니크 회거 사진 / 월북 / 24,800원
스님들은 어떻게 그처럼 맑은 얼굴과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걸까, 사찰음식이 최고의 건강식일까. '저속노화 식단'이 내 몸과 자연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식단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월북에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 화제의 주인공 정관스님의 삶과 사계절 레시피를 담은 에세이 《정관스님 나의 음식》을 펴냈다.
사찰에서는 음식이 곧 약이다. 스님들은 음식을 조절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했고, 아플 때도 다양한 음식으로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했다.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한 몸과 맑은 정신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세대의 지혜를 그러모아 고안하고 발전되어온 식단인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찰음식은 최고의 건강식이다. '저속노화 식단'이 주목받는 이유다. 정관스님은 "음식만 바꿔도 몸, 마음,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맑은 얼굴과 평온한 마음의 비결은 음식에 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찰요리 명장 정관스님의 삶의 지혜와 사계절 레시피 58개를 담아내 음식이 곧 삶의 문제라는 철학을 전달한다. 우리는 자연과 건강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단을 배우고, 음식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50년간 사찰음식을 만들고 연구한 정관스님은 "음식이 곧 수행"이라며 "순간에 집중하고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스님의 시그니처 음식인 표고버섯조청 조림'부터 여름 토마토장아찌, 가을 우엉고추장양념구이, 다양한 양념장과 청 담그는 방법까지 수록돼 있다. 각 계절에 맞는 영양가가 풍부한 채소를 배우고, 식재료의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리는 법을 만날 수 있다.
정관스님은 전남 장성에 있는 백양사 천진암 주지다. 1957년 경북 영주에서 7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머니 솜씨를 이어받아 일곱 살 무렵에는 손으로 반죽을 밀어 가마솥 한가득 국수를 끓였고, 온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곤 했다. 열일곱에 출가하여 스님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스님을 '철학자 셰프'라고 소개했고 <가디언>, <워싱턴 포스트>, <인디펜던트> 등 유수의 매체에서 스님의 사찰음식에 주목하며 찬사를 보냈다. 2017년 '플랜트 포워드 글로벌 셰프 50인’에, 2022년에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이콘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글을 쓴 후남 셀만(Hoo Nam Seelmann)은 파독 간호사로 근무하다 철학, 독문학, 예술사를 공부하고 헤겔 역사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스위스로 이주한 후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에 한국 문화에 관한 글을 기고해 왔다. 2017년 천진암에서 정관스님을 취재했다. 이후 취리히의 리트베르크미술관에 스님을 소개하며 사찰음식을 알렸다. 3년에 걸쳐 인터뷰하고 이 책을 썼다.
양혜영은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독일 등지에서 일했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으로 방송 제작사 작가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다. 《윈터 씨의 해빙기》 등을 옮겼다.
베로니크 회거(Veronique Hoegger)는 스위스 취리히의 사진작가다. 이 책을 위해 백양사 천진암에서 정관스님과 세 계절을 함께 보내며 스님의 일상과 음식을 사진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