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19,900원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삶의 끝에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가.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떤 문장으로 채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금 '삶의 의미'를 잃었다면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21세기북스에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로 죽음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유성호 교수의《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를 펴냈다.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법의학자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지침서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죽음 수업'을 다시 시작한다. '유언'을 삶의 마지막 말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다짐으로 재정의한다. "오늘의 유언이 내일의 삶을 위한 다짐이 된다"며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결국 삶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된다. 첫 번째 노트는 죽음에 대한 기본 인식과 수용, 애도의 과정을 담았다. 죽음은 삶의 피날레이자 새로운 이해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래서 더욱 소중히 살아야 한다"고 전한다.
두 번째 노트는 존엄사, 연명의료, 조력사망 등의 생명 결정권 이슈를 다룬다. 죽음에 대한 논쟁적 주제들을 풍부한 사례와 철학적 질문으로 풀어내며, 스스로 삶의 방향을 점검하도록 이끈다.
세 번째 노트는 유언과 장례, 삶의 기록에 대한 실제적 안내서다. 죽음을 기록하고 준비하는 과정이야말로 삶을 정리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나는 매년 유언을 쓴다. 그것이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고 말한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죽음의 직면'을 권한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외면하지만, 오히려 죽음을 인식할 때 삶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겠다는 무계획과 같다."
유성호는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이자 법의학자다. 27년간 3,000건 넘게 부검하며 죽음 현장의 최전선에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고정 패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서울대 최고의 인기 교양 강의로 꼽히는 '죽음 수업'을 13년째 이어가고 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로 죽음을 철학적 담론으로 이끈 데 이어 이번에는 실천적 죽음 준비와 삶의 의미에 대해 통찰을 제시한다. 유튜브 채널 <유성호의 데맨톡>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