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지음 / 부키 / 18,000원한예종에서는 어떤 수업을 할까? 한예종 스토리 수업을 들을 순 없을까?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그 어느 쪽으로도 변모할 수 있는 태초의 이야기를 손에 넣는 방법은 없을까?
부키에서 기승전결 구조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내적 변화에 집중하는 스토리 작법을 제시하는 《4줄이면 된다》를 펴냈다.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이은희가 20년간 쉴 틈 없이 쓰고 영화 현장에서 부딪히며 알게 된 이야기의 정의를 집약한 스토리 작법서다.
저자는 모든 글에 적용해도 다 통하는 틀에 박힌 기승전결이 아니라 학생들과 수업하며 검증한 '4줄 공식'을 제안한다. 질문을 던지는 법부터 목표 지점인 1줄 쓰기, 이를 주인공의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4줄 형식에 적용하고,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까지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알려 준다.
사건화 방법도 설명한다. '주인공이 욕망을 품는 순간', '주인공이 결심하고 행동을 시작하는 과정', '방해 요소와 갈등이 주인공을 시험하는 순간', '주인공이 변화하고 결심을 해소하는 과정' 같은 일상의 어떤 순간에 주인공의 내적 자아에 일어나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질문이 다 이야기가 되는 게 아니라 질문이 '나빠야'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완벽하게 복수하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복수의 정당성과 결과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어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만든다.
이 모든 게 "4줄이면 된다". 이제 주인공은 작가가 던진 질문을 이고 지고 나아가면서 수많은 방해 요소와 맞서 싸우며 변화한다. 4줄이 주인공의 성장 일지이자 사건 일지다.
이 책은 '길 잃은 창작자를 위한 이정표'다. 한예종 학생들에게 극찬받은 수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장르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 구조를 제공한다. 여러 작법서를 읽고 좋다는 강의도 찾아 들어도 내 글에 어떻게 적용할 지 막막함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없이 반가울 것이다.
이은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예술사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예술전문사에서 극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영화 〈순정〉을 각색 및 연출했으며 장편 시나리오 〈민사소송〉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앤캐치 시나리오 대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와 서울예대 공연학부 연기전공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이성민, 염혜란 배우와 작업하려고 성실히 영화 하며 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