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집사 지음 / 흐름출판 / 18,800원
게임 디자이너가 고양이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로 이사했다. 고양이와 영상도 찍고, 식당도 함께한다. 붉은 실로 연결된 것처럼 궁합이 좋은 '인묘에세이.
흐름출판에서 28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운영자 베베집사의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를 펴냈다. 도시 한가운데에서 이웃 눈치를 보며 길고양이들 밥을 챙겨준 베베집사는 연고도 없는 제주로 내려가 베베식당을 차렸다.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은 고양이지만 미움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길고양이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고양이들의 '끼니' 문제가 붉거졌다. 배고픈 고양이들은 '먹이'를 위해 영역 싸움은 물론 쓰레기도 뒤진다. 게다가 여름엔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크든 작든 고양이들은 길에서 힘겹게 지낸다. 집사들의 '영원한 숙제'다.
저자는 베베식당에 오는 고양이를 중성화시킨다. 적어도 자신이 보살피는 고양이들만큼은 이웃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식당 운영 조건은 하나, 바로 바로 고양이 손님들의 ‘땅콩’을 회수하는 것(고양이 중성화)이다. 고양이 손님들이 귀한 땅콩을 내주고 맛집을 찾는 지 모르지만, 식당은 문전성시다. 베베집사는 다짐한다. "대문 밖 고양이들이 오픈런 하는 그날까지 밥그릇을 두둑이 채우겠다."
"이 손님들은 봄이면 꽃밭에서 나비를 잡고, 여름이면 큰 나무 그림자 아래서 벌러덩 누워 잠든다. 가을이면 억새밭 가운데서 사색에 잠기고, 겨울이면 하얀 눈밭을 밟으며 발을 동동 구른다. 이 모든 순간들은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장면들 같다."
베베집사와 고양이들은 제주에서 '묘생 2회차'를 즐기고 있다. 고양이들의 귀여운 순간들도 있지만 이별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유튜브에는 담지 못한 속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